머스크, 느닷없이 "환경"…암호화폐 시장 '수백조원' 사라졌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권다희 기자 2021.05.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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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굴이 환경에 악영향" 돌연 선언…비트코인 5만달러선 붕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12일(미국시간) 비트코인을 사용한 테슬라 차의 구매 결제 허용을 돌연 중단한다고 선언하면서 수천억 달러가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에서 사라졌다.

CNBC는 코인마켓캡닷컴(Coinmarketcap.com)을 인용,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발표하기 직전인 13일 오전 6시6분(싱가포르 시간)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가치가 약 2조4300억달러(2749조590억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머스크의 트윗 이후 3시간16분이 지난 현지 9시22분 기준 시장 가치는 1657억5000만달러(187조4798억원)가 사라졌다.



머스크는 이날 트위터에 기습적으로 성명을 올려 테슬라 자동차에 대한 비트코인 구매 결제 허용을 중단한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머스크는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등 암호화폐를 적극 옹호하며 전 세계적인 '코인 광풍'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그가 CEO로 있는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를 발표하며 암호화폐 시장을 띄웠고, 비트코인으로 전기차 구매를 허용하는 시스템까지 도입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날 컴퓨터를 활용해 전기를 대규모로 소비하는 비트코인 채굴 방식을 언급하면서 비트코인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결제 허용 중단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사용한 차량 구매 결제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위한 화석 연료 사용의 급격한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석탄은 어떤 화석 연료 중에서도 최악의 (탄소를) 배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암호화폐는 여러 면에서 좋은 생각이고, 우리는 암호화폐가 유망한 미래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며 "하지만 환경에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컴퓨터를 대량 가동해 엄청난 양의 전기를 사용하는 현재의 비트코인 채굴 방식 외에 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고, 어떤 암호화폐가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머스크의 발언은 가상화폐 가치 급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국 서부 시간 기준 오후 5시 현재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는 일제히 하락했다.

머스크 발언으로 직격탄을 맞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과 비교해 15% 이상 급락한 4만6887.24달러로 주저앉으며 5만달러 선이 깨졌다. 이더리움은 10.80% 하락한 3599.46달러를 기록했고, 도지코인은 22.47% 급락해 0.36달러로 내려왔다.

13일 오전 한국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61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한국시간 오후 2시44분 현재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635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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