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ET 청약·삼성家 대출에 4월 가계대출 25.4조 폭증..사상최대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1.05.1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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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ET 청약·삼성家 대출에 4월 가계대출 25.4조 폭증..사상최대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25조원 넘게 폭증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청약증거금이 몰린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을 위한 신용대출이 월말 급증한 결과로 분석된다. 여기에 삼성 일가가 상속세를 내기 위해 지난달 말 금융권에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12일 발표한 '4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25조4000억원 늘었다. 2월 증가액(9조7000억원), 3월 증가액(9조5000억원)보다 3배 가까이 불어난 수준이다.



이는 지난달 28일과 29일 진행된 SKIET 공모주 일반청약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중복 청약 막차'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끈 SKIET 청약 최종 경쟁률은 239.06 대 1에 달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80조5366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개인 투자자들이 신용대출로 상당 부분을 조달했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에 따르면 SKIET 공모주 청약이 진행된 지난달 28일과 29일 이틀 간 은행권의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9조6000억원 증가했다. 금융위는 이틀 간 은행을 포함한 전금융권의 기타대출이 약 15조원 증가한 것으로 추산한다.



이후 청약증거금 환불이 이뤄진 지난 3일 이후 이 대출의 상당수가 상환됐다. 실제 은행권 기타대출은 지난 3일 하루에만 7조8000억원 줄었다.

여기에 고(故)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은행 등 금융권에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도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자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서만 약 7000억원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4월 말 공모주 청약과 특정 그룹 일가의 주식담보대출 등 특이요인으로 가계대출이 일시적으로 확대됐다"며 "일시적 요인으로 급증한 기타대출은 5월 초 대부분 상환됐고, 일시적 요인을 제거할 경우 평월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지난 3월보다 다소 완화됐다.

지난달 전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5조2000억원이 늘어 3월 증가폭(6조5000억원)보다 줄었다. 다만 전년 동월(4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이 16조원 늘었다. 제2금융권도 보험사 약관대출과 예·적금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약 9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 역시 SKIET 공모주 청약 영향이 큰 것으로 금융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차질 없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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