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상장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 대표이사,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2021.5.11/뉴스1
연이은 기업공개, 유동성 늘리고 투명성 높인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유력 계열사들을 연이어 상장시켰다. 지난해 7월 일약 IPO(기업공개) 광풍을 불러온 SK바이오팜 (83,500원 ▲200 +0.24%) 상장을 시작으로 지난 3월 SK바이오사이언스 (57,400원 ▼100 -0.17%)에 이어 11일 SKIET까지 이어지는 릴레이 상장이다. SK그룹은 SK루브리컨츠 상장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에 돈이 넘치는 상황을 감안하면 루브리컨츠 상장은 더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연이은 상장은 SK그룹에도 상당한 유동성을 공급해줄 전망이다. 이번 SKIET 상장만으로도 총 1조7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손에 쥔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1.5조원)와 바이오팜(1조원+지분매각 1.1조원) 등의 상장을 통해 SK가 대대적인 글로벌 바이오 투자에 나섰던 전례를 볼 때 이번 IPO를 통해서도 상당한 투자 여력을 확보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 조지아 2차전지 공장 건설 현장./사진=SK이노베이션
페루 광구 가치는 당초 1조2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됐다. 광구 가치 상승분을 반영해 계획대로 매각한다면 SK이노베이션이 비영업활동으로 최대 5조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까지 정유부문(SK에너지)에서 대규모 손실을 보며 연간 2조568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SK이노베이션이다.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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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상승하면서 실적도 급반전될 전망이다. 대규모 배터리투자를 앞두고 있는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호재 중의 호재다. 무엇보다 2차전지 시장이 이제 막 열리는 상황에서 미국 등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여력이 생겼다. LG에너지솔루션(LG화학 배터리사업부)과의 소송에서 지며 떠안게 될 합의금 부담도 상당부분 희석할 수 있다.
사업성장-유동성확보-신사업투자 '선순환'
SK이노베이션의 투자방정식은 모범답안 격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대규모 2차전지 생산기지를 짓고 있다. 소송 등의 여파로 미뤄왔던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과 JV(조인트벤처) 설립이나 기타 독자적 투자 계획을 추가로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자금확보까지 순조롭게 이뤄지면서 전방위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기존 사업의 성공적인 육성과 이를 통한 자금 확보, 대규모 신사업 투자는 아주 이상적인 유동성의 흐름이다. 지분매각이 이뤄진 SK루브리컨츠 역시 전기차·수소전기차용 윤활유 출시 등 신사업을 통해 꾸준히 회사 가치를 스스로 높였다. 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대규모 적자 발생 직후 이렇게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것 자체로 SK이노베이션은 높이 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