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플라넷 광교 메인수조. /사진=아쿠아플라넷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관리 중이던 12살 수컷 벨루가 '루오'가 세상을 떠났다. 부검 결과 '장염전(Volvulus·소화관 일부가 장간막을 축으로 회전하거나 주변 섬유화에 의해 유착돼 꼬인 상태)'에 의한 쇼크사로 밝혀졌다.
지난 3월2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펭귄이 사회화 훈련 중 생애 처음으로 바다친구들을 만나고 있다. 남아메리카 대륙에 서식하는 훔볼트 펭귄과 북반구에 서식하는 벨루가, 동남아시아에 서식하는 작은발톱수달 등은 야생에서는 절대 만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이 봄을 맞아 아기 펭귄들을 위해 특별한 만남을 주선했다. /사진=뉴스1
아쿠아플라넷 역시 벨루가로 홍역을 치렀다. 2012년 벨루가 3마리를 반입하며 적잖은 전시효과를 봤지만, 지난해 7월 패혈증이 원인이 돼 수컷 벨루가 '루이'가 폐사한 이후 루오까지 연이어 세상을 떠나며 '아픈 손가락'이 됐다. 관리 중인 3마리 중 2마리가 폐사하며 득보다 실이 커진 셈이다.
지난해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와 해양수산부가 제주 중문색달해변에서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 18마리를 방류한 모습. /사진=아쿠아플라넷
아쿠아플라넷은 코로나19(COVID-19)로 반토막난 내방객을 올해 코로나 이전의 80% 수준까지 끌어올려 매출회복을 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최근 들어 여가 소비심리가 높아지며 영업이 호조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벨루가 폐사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나들이객 사이에서 교육·정서적 측면에서 좋지 않을 수 있단 이미지가 확산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생존기반 확립을 위해 구축 중인 공공재적 역할에 금이갈 수 있다는 게 걱정거리다. 단순 관람에서 해양생물 종보존·관리, 학술·교육 측면으로 기능을 확장하며 아쿠아리움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해온 아쿠아플라넷은 지난해 해양수산부와 함께 푸른바다거북을 자연에 방류하는 등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자연 수명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벨루가들이 연이어 폐사하며 이 같은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단 지적이다. 최근 화두가 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를 좇는 데도 빨간불이 들어올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경영행보 '빨간불' 어떻게
지난해 7월 관리 중이었던 벨루가가 폐사하자 시민사회단체에서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화빌딩 앞에서 남은 벨루가의 방류를 촉구하는 모습. /사진=뉴스1
벨루가 관리책임론을 벗어나기 위해 한 발 앞서 벨루가 방류를 결정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이 참고모델이 될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벨루가 폐사로 비판을 받은 롯데월드는 지난해 남은 한 마리의 방류를 결정하고 민관 협력 '방류기술위원회'를 발족했다. 지난 2월 3차 회의까지 마친 후 국내외 방류후보지를 한 곳씩 선정해 집중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