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COVID-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치킨집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닭고기 수요가 커져 치킨집을 추가로 낼 여력이 있긴 하지만 이미 경쟁이 치열해 쉽진 않다고 본다. 성공 여부는 브랜드 선택, 개인 재량, 상권 분석 등에 달려있다는 조언이다.
치킨 프랜차이즈가 늘어나는데도 대형 치킨 전문점들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업계 1위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4476억원으로 전년보다 18% 늘었고 영업이익은 410억원으로 4% 증가했다. bhc치킨 또한 지난해 매출액이 4004억원으로 전년보다 26% 늘고 영업이익은 1300억원으로 33% 늘었다. 제너시스BBQ도 지난해 매출 3346억원, 영업이익 531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8%, 120% 늘었다.
한 치킨전문점 관계자는 "보통 닭 1마리를 1㎏으로 보는데 미국은 1인당 닭고기 연간 소비량이 50마리, 일본은 30마리 정도라 한국도 닭고기 소비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신도시 상권이 새로 생기고 있어서 추가 매장이 생겨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제너시스BBQ가 지난해 6월 도입한 배달·포장 전문 매장으로 투자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약 4500만원) BSK 점포도 증가세다. 지난달 200호점을 열었고 조만간 300호점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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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업종이 성숙기에 진입했고 폐점하는 곳도 많아 무작정 창업에 뛰어들면 실패할 확률도 크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치킨 폐업 건수가 개업 건수를 앞지르며 2014년 대비 2019년 치킨집 업체 수가 9.22% 감소했다.
이어 "같은 브랜드라도 지점마다 치킨 맛이 다르고 경쟁도 치열한 만큼 조리 등 본인의 역량이 있는지를 따져보고 브랜드별 장단점을 살펴본 뒤 창업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상권 분석도 중요하다"며 "소상공인진흥공단 상권분석시스템으로 해당 지역 내 유사업종 등을 파악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지 판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건비도 감안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부부가 같이 일하며 인건비를 절약하면 괜찮은 수익을 남길 수 있는데 단순히 투자만 하는 경우는 예상만큼 큰 수익이 남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인지도 높여야 산다… A급모델 각축장된 치킨 광고
모두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모델인 연예인들이다. 그만큼 치킨 브랜드가 많다. 지난해 기준으로 477개에 달했다. 치킨 수요가 커지는 만큼 브랜드도 늘고 경쟁도 치열해졌다. 인지도를 높이려 각 업체들이 대세 연예인들을 기용하며 치킨 광고가 톱 모델들의 각축장이 됐다.
BBQ는 가수 황광희 덕을 톡톡히 봤다. 황광희가 지난해 8월 유튜브 채널 '네고왕'에서 BBQ를 다루며 매출과 자사앱 가입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30만명이었던 자사앱 가입자 수가 10월 250만명으로 급증했다. 이후 BBQ 지난해 10월부터 황광희를 모델로 기용했고, 지난달에는 역주행으로 군인팬을 대거 형성하며 화제가 된 걸그룹 브레이브걸스를 모델로 쓰며 실적 증가를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세대들이 광고 모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스타마케팅을 쓰면 인지도가 확실히 오르고 매출도 늘게돼 치킨 광고에 많은 자금을 투자한다"며 "입에 붙는 광고 음악 등으로 주문을 유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많은 만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매년 대세 연예인들을 쓰게 되면서 광고전을 치르게 된다"고 덧붙였다.
박미주 기자
톱10 위협하는 신흥 치킨브랜드는 어디?
8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치킨 신흥 강자로 불리는 브랜드 대부분 매장수 500개 이상을 확보한 곳이다. 자체 홈페이지 등록 기준으로 자담치킨이 685개, 푸라닭치킨이 648개, 60계치킨이 572개, 노랑통닭이 529개를 기록, 최근 급속하게 성장했다. 공시대상 기업이 거의 없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브랜드 순위를 매출이 아닌 매장 수로 판단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수 상위 브랜드 자료를 보면 가맹점수 1000개 이상 치킨 브랜드는 7곳이다. BBQ가 1636개로 1위를 수성하고 있고, bhc가 1469개로 뒤쫒고 있다. 2017년 말 기준 100개 이내로 간극이 좁혀졌다가 다시 벌어진 상황이다.
이어 △페리카나 1144개 △네네치킨 1140개 △교촌치킨 1073개 △처갓집양념치킨 1025개 △굽네치킨 1015개 순이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처갓집과 굽네가 자리바꿈을 했을 뿐 큰 변화가 없다.
현재 10위권 브랜드에 진입하려면 700개의 매장수를 확보해야 한다. 호식이두마리치킨, 멕시카나, 또래오래 등이 이 범주에 있다. 현재 신규 브랜드의 매장수를 과거 순위에 적용하면 대략 자담치킨이 10위, 푸라닭치킨이 12위, 60계치킨이 13위, 노랑통닭이 15위에 해당한다.
치킨의 고급화를 내세우는 푸라닭치킨은 오븐에 한번 굽고 기름에 튀기는 조리법과 토핑의 조화로 마니아층을 가진 브랜드다. 배달용 비닐 대신 명품을 포장하는 더스트백에 담는 포장패키지로 입소문이 났다. 블랙알리오와 고추마요치킨 등 인기메뉴로 갖고있다. 역시 배우 정해인을 앞세워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었다.
'기름 1통에 60마리의 닭만 튀긴다'는 콘셉트를 사명에 담은 60계치킨은 '깨끗한 기름'을 강조하는 브랜드다. 이 기준을 안지키거나 매일 새기름을 쓰지 않으면 10배를 보상하는 제도를 두고 있다. 매장 주방을 CCTV로 찍어 공개하는 방식으로 신뢰를 쌓았다. 이영자와 이영지를 모델로 하고 있다.
'염지를 하지않는 건강한 치킨'을 강조하는 노랑통닭은 부산에서 '착한 가격에 맛도 훌륭하다'는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브랜드다. 강황가루와 옥수수전분을 활용해 가마솥에 튀기는 방식으로 독특한 맛을 낸다. 최근 '마블리' 마동석을 모델로 내세우고 친근한 이미지를 심고 있다.
신흥 브랜드가 치고 올라오는 동안 점차 밀려나는 브랜드도 있다. 대표적인 치킨 브랜드가 호식이두마리치킨이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2017년 오너인 최호식 전 회장이 비서 성추행 사건으로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6년 1000개 매장을 눈앞에 두고 6위까지 올랐다가 2018년 기준 884개로 8위로 미끄러졌다.
이외에도 또래오래(8→10위), 훌랄라참숯바베큐(11→13위) 등이 하락세를 나타태는 브랜드다. 반면 바른치킨은 256개로 다소 순위권 밖이지만 확산 속도가 예사롭지 않아 신흥 강자를 견제할 또다른 브랜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