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지재권 면제에 반기 든 화이자 CEO "더 많은 문제 야기"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1.05.0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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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사진=AFP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사진=AFP


미국 제약사 화이자 최고경영자(CEO)가 코로나19(COVID-19) 백신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일시 면제하자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7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을 통해 사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코로나19 백신 지재권 보호 면제가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백신 지재권 보호가 없어지면 원재료 쟁탈전이 촉발돼 안전하고 효율적인 백신 제조에 지장이 초래될 것이라는 게 불라 CEO의 주장이다. 불라 CEO는 "지금 우리가 백신을 더 빨리 생산하지 못하는 것은 인프라 때문이 아니다. 백신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고도로 특성화된 원재료가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화이자 백신에는 전 세계 19개국에서 공급되는 280가지의 다양한 물질과 성분이 필요하다. 만약 백신 지재권 보호가 없다면 백신 제조 경험이 훨씬 적은 기업들과 원재료를 놓고 경쟁하게 될 것"이며 "(백신 지재권 면제가) 원재료의 흐름을 방해할 위험이 있다.백신 제조 경험이 부족하거나 거의 없는 기업들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바로 그 원재료를 좇게 돼 모든 안전이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라 CEO는 또 백신 지재권 면제로 인해 다른 기업들이 큰 위험을 감수하는 모험을 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불라 CEO는 "최근의 백신 지재권 면제 관련 발언들이 과학에 대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는 꺾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투자자들의 자본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수천개의 소규모 바이오테크 혁신업체들도 같을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투자자들은 지재권이 보호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지재권 보호 면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는 지재권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을 굳게 믿고 있지만, 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끝내기 위해 대한 지재권 보호를 유예해야 한다는 제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타이 대표는 "바이든 정부는 이제 세계무역기구(WTO)와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다른 국가들이 이를 지지하도록 격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도 같은 날 백악관에서 열린 경제 부양을 위한 미국구조계획 이행 상황에 대한 연설 후 미국이 WTO의 코로나19 백신 지재권 면제를 지지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yes)"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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