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로빈후드' 규제 움직임…"주식투자를 게임처럼 만들어"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21.05.06 19:21
글자크기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사진=AFP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사진=AFP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단기매매를 부추기는 무료 주식거래 앱을 규제하겠다고 나섰다. 올해 뉴욕증시 급등락을 주도한 게임스톱 사태에서 보듯이 미국 청년 개미들이 변동성높은 주식에 몰려든 이유가 무료 주식 앱이라는 판단에서다. SEC 규제의 1차 타깃은 '로빈후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6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위원회 출석을 하루 앞두고 공개한 모두발언에서, 올초 헤지펀드와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공매도 전쟁'이 발생한 게임스톱 사태가 재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규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겐슬러 위원장은 화려한 그래픽을 제공하는 스마트폰 무료 주식 앱이 투자를 '게임'처럼 만들었다면서 결국 투자자들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인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정들이 스마트폰 앱 출시 이전에 만들어진 만큼 시대 변화에 맞춰 새로운 보호 규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옵션과 같은 고위험 상품에 대한 규제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무료 주식 앱은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트레이딩을 하게 만든다"며 "단타 거래는 일반적인 거래보다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학계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로빈후드는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으로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다.

SEC는 로빈후드가 수수료 무료를 내세웠지만 고객의 주식거래 주문을 증권사에 넘겨 처리하는 대가로 보상금을 받아온 관행을 뜯어고치겠다고 밝혔다. 로빈후드의 주요 수입원인 '주문 정보 판매'(PFOF) 수익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 그동안 PFOF는 증권사가 고객의 정보를 대형 투자기관에 팔아넘기는 이익 상충 행위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아 왔다. 로빈후드는 개인들의 매매가 급증하며 올해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가 넘는 PFOF 수익을 확보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이 같은 거래는 처음부터 이해관계 상충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킨다"며 "건전한 경쟁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EC는 또 공매도 투자에 대한 투명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겐슬러 위원장은 현재 SEC가 각 투자자의 공매도 내역을 공개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겐슬러 위원장은 각 금융회사에 100억 달러(약 11조1200억 원)의 손실을 발생시킨 아케고스 사태에 대한 대책도 소개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아케고스 사태를 촉발한 원인으로 지적되는 파생상품 총수익스와프(TRS)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