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방송캡처
대중의 관심이 인기의 척도가 되는 연예인에게도 ‘적당한 솔직함’이 요구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궁금해하고 찾는 사람이 많을수록 일이 늘어나는 만큼, 연예인에게 있어 관종력(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은 당연한 조건이다. 하지만 관심을 바라는 속내는 드러내지 않는 게 미덕이다. 우리 일상과 크게 동떨어지지 않은 삶이란 걸 보여주길 대중은 바란다.
1998년 그룹 S#ARP(샵)의 리드보컬로 데뷔한 그는 청량한 음색, 시원한 고음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2년 팀 해체 후 공백기를 겪은 그는 솔로 가수로 다시 활동을 시작했지만, 그룹 활동 당시만큼의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 샵 노래 속 이지혜의 목소리는 익숙했지만, 차가워 보이는 인상과 높은 톤으로 던지는 듯한 말투가 대중의 호감을 이끌어내긴 쉽지 않았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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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19년 8월 막을 올린 그의 유튜브 채널 ‘밉지 않은 관종 언니’는 이지혜에게 ‘또 다른 전성기’를 선사했다. 남편 문재완 씨, 딸 태리와 함께하는 행복한 일상을 공유하고 싶어 채널을 개설했다는 그는 1인 다 역의 ‘이지혜 일상’을 공유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고충과 무럭무럭 자라는 태리의 모습, 방송국이 일터인 사회인으로의 생활은 물론 둘째 유산이라는 아픈 소식도 이 채널을 통해 전했다. 남편과의 첫 만남부터 결혼 결심 배경까지도 가감 없이 털어놓는다. 그의 솔직한 소통은 꾸준한 구독자 증가로 이어졌고, ‘밉지 않은 관종 언니 이지혜’라는 완벽한 수식어를 남겼다. 문재완 씨와의 현실적이면서도 귀여운 결혼 생활은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출연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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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종 언니’ 이지혜는 자신의 별명에 만족한다. “관심받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사람의 본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오의 희망곡’ 출연 당시 김신영이 붙여줬다는 이 별명만큼이나 자신을 잘 표현하는 말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채널명으로도 붙였단다. 다만 관종 언니 앞에 붙는 ‘밉지 않은’이라는 수식어처럼 보기 불편한 관종이 되지 않기 위해, 미움을 사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한다고. 아마도 가장 어려운 중간지점, ‘적당히’를 찾기 위해 노력을 이어가는 듯하다.
과거 연예인은 멀리 떨어진 별 같은 존재로 여겨졌다. 일상생활은 비밀에 부쳐야 하고, 방송을 통해 일방적으로 드러나는 모습만이 전부였던 시기가 있었다. 이 같은 시대에 데뷔했지만, 소통이 트렌드가 된 지금까지 활동 중인 이지혜는 대중이 원하는 바를 똑똑하게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개인 SNS를 통해, 유튜브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밝은 에너지를 나누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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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가수 이지혜의 목소리를, DJ 이지혜의 진행력과 공감력을, 유튜버 이지혜의 다양한 매력을(+ 큰태리, 작은태리) 좋아하는 팬으로서 그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시를 읊어 보련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풀꽃’
조이음(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