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북, 1년새 4배 성장...'윈도천하' 무너뜨리나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1.05.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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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북 /사진=테크크런치크롬북 /사진=테크크런치


구글의 크롬운영체제(OS)를 탑재한 크롬북이 코로나 19 장기화에 따른 재택근무와 원격 수업 등으로 수요가 크게 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시장 주류인 노트북과 태블릿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 19 여파…크롬북 1년새 4배 성장
6일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에서 판매된 크롬북은 1198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19만대)보다 약 4배 가까이 늘었다.



1위는 436만대를 출하한 HP가 차지했다. 뒤를 이어 레노버(310만), 에이서(142만대)가 순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120만대를 출하하며 4위를 기록했다. 상위 3위 내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2233%라는 가파른 성장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데스크톱, 노트북, 태블릿, 크롬북 출하량 추이 /사진=캐널리스글로벌 데스크톱, 노트북, 태블릿, 크롬북 출하량 추이 /사진=캐널리스
크롬북은 구글에서 개발한 '크롬OS'를 사용하는 클라우드 기반 노트북이다. 2011년 처음 출시됐으며, 현재 저가 노트북 시장과 교육 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제품은 각종 데이터가 기기가 아닌 구글 계정과 연동된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간단한 문서 작업이나 동영상 시청 등에 초점을 맞춰 배터리 수명은 길고 가격은 저렴하다.



현재 미국, 서유럽, 일본 교육 시장에서 크롬북은 빠르게 태블릿을 대체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2년 교육 시장 점유율 1%였던 것이 2013년 16%, 2014년 39%로 성장했고 2018년에는 미국 초중고 교육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60%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브라이언 린치 캐널리스 연구원은 "크롬북은 이제 주류 컴퓨터로 자리 잡았다"며 "교육 분야가 여전히 출하량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소비자와 기업 등에서 수요도 크게 성장하며 지난 한 해 동안 새로운 단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국내도 크롬북 확대 추세…LG·네이버도 참전
삼성전자가 지난 3월 국내 교육시장에 공급한 갤럭시 크롬북2 /사진=삼성전자삼성전자가 지난 3월 국내 교육시장에 공급한 갤럭시 크롬북2 /사진=삼성전자
국내에서도 코로나 19로 촉발된 원격 수업 보편화에 따라 크롬북 사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국제학교 등 일부에서 사용되던 것에서, 현재는 전국 초·중·고교로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크롬북 시장 1위는 삼성전자다. 2011년 첫 크롬북을 내놨지만 그동안 국내에는 출시하지 않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삼성 크롬북 플러스'를 냈고, 올해 3월에 '삼성 갤럭시 크롬북2'를 출시했다. 다만 제품은 모두 B2B(기업간거래)로 교육시장에 공급 중이다.

에이서도 국내 시장의 크롬북 성장에 맞춰 조달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삼성전자와 양강 구도를 굳혀가고 있다. 교육용 PC 시장에서 약세였던 LG전자도 크롬북 확대에 발맞춰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국내 출시를 검토 중이다.

LG전자는 크롬북 외에도 네이버와 함께 교육 시장을 겨냥한 '웨일북'을 내놓는다. 웨일북은 웨일 OS로 구동하는 네이버 클라우드 기반 노트북이다. 네이버 교육 플랫폼 웨일 스페이스는 하나의 통합 계정으로 교육 서비스를 연결하고, 학습데이터를 수집한다. 제품은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크롬북 시장이 확대되면서 구글 플랫폼 종속 현상이 더욱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아직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크롬북이 차지하는 비율은 크지 않지만, 갤럭시 등 대부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구글 안드로이드 OS와 맞물려 구글 플랫폼 종속 현상을 더 커질 수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해 원격수업 확대로 보급된 크롬북 사용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교육 시장을 중심으로 제품에 대한 인식이 변하기 시작했다"며 "아직 국내에서는 미미한 수준이나 교육시장, 기업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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