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받은 남양유업…'불가리스 무리수' 말고도 악재 쌓였다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1.04.3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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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분쟁에 오너 비리 의혹도… 불매운동 확산, 영업정지 위기 등 최악의 사태

남양유업 로고/사진= 남양유업남양유업 로고/사진= 남양유업


남양유업 (500,000원 0.00%)에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자사 발효유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과 발표로 불매운동이 확대되고 영업정지 위기에 처한 데 이어 경찰청 압수수색까지 받았다. 특허 분쟁, 오너 비리 의혹에까지 휘말리며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다.

30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와 세종연구소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자사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와 충남대 수의과 공중보건학 연구실이 공동 수행한 동물 세포실험 결과 불가리스에 있는 특정 유산균이 바이러스 활성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불가리스 7개 제품 중 1개 제품에 대해서만 세포 시험을 하고 전체 제품이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것처럼 특정했다며 지난 15일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세종시는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2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도 통보했다. 세종공장에서는 남양유업 제품의 40%가 생산되고 있다.



불가리스 사태 후폭풍으로 2013년 갑질논란 이후 시작됐던 남양유업 불매 운동에 불이 붙었다. 지난해 11년 만에 매출액이 1조원대 아래로 떨어지고 영업이익도 771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는데 올해 실적도 악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남양유업 '이너케어'(왼쪽)와 hy '엠프로3'(오른쪽)/사진= 남양유업, hy남양유업 '이너케어'(왼쪽)와 hy '엠프로3'(오른쪽)/사진= 남양유업, hy
여기에 특허침해 의혹도 최근 불거졌다. 남양유업이 지난 2월 출시한 건강기능식품 '포스티바이오틱스 이너케어' 용기가 hy(옛 한국야쿠르트) '엠프로3' 용기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이 제기돼서다. 남양유업 제품은 엠프로3와 섭취 방식, 용기 크기ㅣ, 형태 등이 유사하다. 이에 엠프로3 용기 제조·개발 중소기업으로 특허 출원을 한 네추럴웨이가 hy와 함께 남양유업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hy 관계자는 "네추럴웨이는 기술 특허, hy는 디자인 특허 침해라 보고 공동 대응하고 있다"며 "남양유업의 제품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hy에 납품하는 중소업체와 자사에 납품하는 중소업체 간 분쟁 사안으로 제품 출시 전 납품업체가 특허법률사무소를 통해 법적 문제가 없다는 검토를 받았다"며 "디자인 관련해선 법적 판결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남양유업 오너의 비리 의혹도 나오고 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가 회삿돈으로 고급 외제차를 빌려 자녀 등교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남양유업에 대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강화되는 가운데 남양유업은 비윤리 경영으로 찍혀 있어 사태가 악화됐다"며 "윤리경영을 강화, 선포하면서 대국민사과를 더 진지하게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남양유업이 전문가 경영 체제로 전환하고 오너 일가가 대대적으로 사과하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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