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총수 21년만에 세대교체...'정의선 시대' 열렸다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2021.04.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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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총수 없는 쿠팡, 현대차 총수된 정의선④

편집자주 2021년 기준 대기업집단이 발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막판에 결론을 뒤집고 쿠팡을 총수 없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총수는 정의선 회장으로 바꿨다. 올해 대기업집단 지정의 의미를 짚어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16일 정의선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그룹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타운홀미팅을 개최했다. 정의선 회장은 직원들의 사전 질문에 직접 답하며 현대차그룹의 미래 비전과 기업문화에 대해 논의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현대차그룹은 지난달 16일 정의선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그룹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타운홀미팅을 개최했다. 정의선 회장은 직원들의 사전 질문에 직접 답하며 현대차그룹의 미래 비전과 기업문화에 대해 논의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1년 만에 현대차그룹의 총수로 공식 지정됐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역시 그룹 총수가 되며 세대교체 작업을 마무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과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이 생존해 있음에도 실제 그룹에 대한 지배력이 아들 세대에 있다고 보고 이례적으로 동일인 변경 신청을 받아들였다.

공정위는 오는 5월1일자로 자산총액 5조원 이상 71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각 기업의 동일인(총수)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총수로, 조현준 회장이 효성그룹의 총수로 변경된 것이 눈에 띈다. 지난달 현대차그룹과 효성그룹이 낸 총수변경 신청을 공정위가 수용한 것이다.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이 2001년 총수에 오른 이후 21년만이다.

공정위는 정의선·조현준 회장이 그룹을 외형상이나 실질적으로 모두 지배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두 그룹의 총수 변경신청을 받아들였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10월 현대차 등 주력회사 회장으로 취임했고,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위임받은 현대차 지분 5.33%, 현대모비스 지분 7.15%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했다. 주력회사의 임원 인사와 계열사 간 합병, 기아자동차 사명 변경 등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했다. 그룹에 대한 정몽구 명예회장의 실질적 지배력이 정의선 회장으로 옮겨왔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효성 조현준 회장(사진 앞열 좌측)이 ‘한마음체육대회’ 축구 결승전에 직접 선수로 출전해 임직원들과 함께 경기를 펼치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사진제공=효성효성 조현준 회장(사진 앞열 좌측)이 ‘한마음체육대회’ 축구 결승전에 직접 선수로 출전해 임직원들과 함께 경기를 펼치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사진제공=효성
조현준 회장에 대해서도 지주회사 효성의 최대주주인 점과 2017년 7월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한 점 등 외형상 지배력을 갖췄다고 봤다. 조 회장역시 조석래 명예회장으로부터 위임받은 지주사 효성 지분 9.43%에 대한 의결권을 정기주주총회에서 행사한 것도 고려 요인이다. 공정위는 조현준 회장 취임이후 지배구조 개편과 대규모 투자결정, 임원 인사 등을 단행하는 등 실질적 지배력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정몽구·조석래 명예회장이 각각 84세, 87세로 고령인 점과 주력회사 사내이사에서 사임한 점, 건강상 이유로 경영복귀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점도 총수 변경 근거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 측은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2세들을 동일인으로 판단해 권한과 책임을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며 "동일인을 기준으로 관련자, 기업집단 범위가 설정된다는 점에서 동일인을 현실화, 규제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권 승계 등 젊은 리더십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집단에 대해서도 향후 동일인 세대교체를 지속 검토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신사업 출현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라는 신경영 패러다임 대두 등 새로운 환경에 맞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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