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와이파이 3배 더 빨라진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1.04.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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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5G급 와이파이' 와이파이6E 지하철내 적용추진
비면허 주파수 공급 이어 출력조건 완화 검토 중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2019.10.10/뉴스1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2019.10.10/뉴스1


기존 와이파이보다 속도가 3배 이상 빨라 '5G급 와이파이'로 불리는 와이파이6E가 지하철 차량 내부에 적용될 전망이다. 지하철에서도 끊김없이 고해상도(8K) 동영상 스트리밍 등 고속 무선 데이터 통신을 이용할 수 있게되는 것이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하철 내에 와이파이 6E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하철 와이파이는 이동통신사가 직접 운영하는 '상용 와이파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최근 '기술기준 연구반'을 통해 지하철 내에서 와이파이6E에 대한 출력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출력이 높아지면 커버리지가 늘어나 AP(엑세스포인트)를 적게 설치해도 돼, 와이파이 6E를 도입하려는 통신사의 부담이 줄어든다.



와이파이6E는 기존 와이파이보다 주파수 범위를 늘린 것이다. 기존 와이파이 규격은 2.4GHz와 5GHz 주파수 대역을 사용했다. 와이파이6E는 여기에 6GHz 대역까지 활용한다. 와이파이 6E의 최고 속도는 초당 최대 2.1Gbps로, 기존 지하철 차량 내에 도입된 와이파이 4와 5(400~600Mbps)보다 3배 이상 빠르다. 5G가 데이터를 운반하는 대동맥이라면 와이파이6E는 데이터를 실내 곳곳으로 분산하는 모세혈관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0월 6GHz 대역을 광대역 비면허 통신용 주파수로 공급했다. 비면허 주파수는 허가 없이 기술 규격만 충족하면 국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주파수를 말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작년에 6GHz 대역을 비면허 주파수로 공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 출력조건 완화도 와이파이 6E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 중"이라며 "와이파이 6E를 지원하는 단말이 올해 안으로 많이 출시될 예상인 만큼, 이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가 전국의 달리는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무료 이용할 수 있는 LTE 기반 와이파이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제공하는 가운데 7일 오전 구로구 서울도시철도공사 천왕차량사업소에서 시연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LG유플러스가 전국의 달리는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무료 이용할 수 있는 LTE 기반 와이파이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제공하는 가운데 7일 오전 구로구 서울도시철도공사 천왕차량사업소에서 시연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지하철 내에서라도 와이파이 6E 출력 제한을 보다 완화해 커버리지를 넓힘으로써 통신사의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6GHz 대역 주파수 출력 조건은 실내 이용의 경우 250mW, 기기간 연결용으로는 25mW로 제한돼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보통 와이파이 같은 비면허 주파수 대역에서는 아무나 쓸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용도로 주파수를 쓰고 있는 경우와 간섭이 생길 수 있어 출력에 제한을 걸어놓는다"며 "지하철은 어느 정도 차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출력 제한을 완화해 AP를 좀 적게 설치해도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와이파이 6E가 설치되면 사람이 많은 지하철 차량 안에서도 와이파이 접속이 더 빠르고 쾌적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과기정통부는 기대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일부 이용자들이 지하철 내 와이파이 속도 저하를 느껴 불편함을 호소해왔는데, 와이파이 6E를 도입하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와이파이6E를 지원하는 단말기는 올해를 원년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올해 1월 세계 최초로 와이파이6E를 지원하는 단말 '갤럭시S21 울트라'를 내놓은 데 이어, 하반기에 출시될 아이폰13에도 와이파이6E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와이파이6E를 지원하는 기기가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이어 TV와 VR 기기 3억 3800만대 이상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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