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등 4대 패션플랫폼, 백화점보다 높은 28% 판매수수료...시름하는 소상공인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1.04.2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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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등 4대 패션플랫폼, 백화점보다 높은 28% 판매수수료...시름하는 소상공인


중·소 패션업체들이 온라인 유통업체(플랫폼) 수수료에 시름하고 있다. 주요 온라인 유통업체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 수준의 판매수수료를 받아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22일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가 실시한 '온라인 패션 플랫폼 입점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주요 4대 패션 플랫폼 입점업체의 판매수수료는 평균 26.7%으로 백화점(26.3%)이나 일반적인 온라인쇼핑몰(13.6%)보다도 높았다. 업체별로는 △W컨셉 28.3% △29㎝ 28%△무신사 27.6% △하프클럽 21.1% 등이다. 패션 플랫폼 수수료가 외부조사를 통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패션 플랫폼은 중·소업체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말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5대 유통업태별 명목(정률)수수료율'은 △TV홈쇼핑 33.9% △백화점 26.3% △대형마트 20% △복합쇼핑몰·아울렛 18% △온라인쇼핑몰 13.6% 등이다.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업체들은 패션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높은 수수료 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중·소 패션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연 매출액의 평균 29.1%를 플랫폼 매출에 의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입점 효과 대비 '수수료가 높다'는 의견이 59.4%(높음 46.6%, 매우 높음 12.8%)로 조사됐다. 낮다는 의견은 0%였다.



문제는 영세업체일 수록 패션 플랫폼을 이용하는 비중이 높아 수수료 부담이 컸다. 조사대상 업체 중 연 매출액 5억원 미만이 52.6%로 가장 높았고, 30억원 미만의 업체들은 81.2%로 조사됐다. 이들 플랫폼 업체에 입점한 기간은 1~3년 미만이라는 곳이 64.6%로 상당히 짧았다. 3~5년 이상 이라는 곳은 25.4%였다.

패션 플랫폼의 수수료 수준을 100점 만점으로 평가했을때, 현재는 32점으로 낙제점을 받았다. 이들 업체들이 느끼는 가장 큰 부담은 '수수료 부담으로 인한 가격 인상 또는 생산단가 절감 압력'이 가장 높은 비율(48.6%)을 보였다. 다음으로 △무료 배송 정책으로 인한 부담(23.0%) △카테고리 내 노출순서 기준의 모호성(21.6%) △플랫폼 PB브랜드로 인한 매출 잠식(10.6%) 등이다.

패션 플랫폼 이외에 전체 온라인 쇼핑몰로 넓혀봐도 중소업체들의 의존도는 높았지만, 수수료 만족도는 낮았다. 중앙회가 온라인 플랫폼에 가입한 1000개 입점업체(오픈마켓·배달앱 각 5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플랫폼 입점업체 실태조사'에서 지난해 월평균 매출액 5353만원 중 오픈마켓 매출액은 2444만원(45.6%)에 달했다. 판매 수수료·광고비에 만족한다는 응답률은 35% 안팎에 그쳤다.


패션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자체 쇼핑몰로는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온라인 업체를 이용하지만, 수수료가 너무 높아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 어쩔 수 없이 가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문갑 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패션 플랫폼 입점업체들이 과도한 수수료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수수료 부담은 시장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고,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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