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긴 했지만 죽이진 않았다"…익산 미륵산 시신 유기 70대 송치

뉴스1 제공 2021.04.1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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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미륵산 70대 여성 시신 유기 현장.(독자 제공)2021.4.8© 뉴스1익산 미륵산 70대 여성 시신 유기 현장.(독자 제공)2021.4.8© 뉴스1


(익산=뉴스1) 이지선 기자 = 전북 익산 미륵산에 중학교 동창생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70대가 검찰에 넘겨졌다.

익산경찰서는 16일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A씨(72)를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 4일 자신의 집에서 중학교 동창인 B씨(73·여)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한 뒤 시신을 이틀 뒤 미륵산 7부 능선 자락의 헬기 착륙장 인근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끝내 살인 혐의를 부인한 채 검찰에 넘겨졌다. A씨는 조사 초기부터 계속해서 진술을 번복해왔다.

최근에는 "의견이 맞지 않아 싸우는 과정에서 B씨가 먼저 때려서 나도 몇 대 때리긴 했다"면서도 "죽이진 않았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부검 결과 B씨의 몸은 멍투성이었고, 사인은 '다발성 외상에 의한 쇼크사'였다. 담당 부검의는 B씨가 심한 폭행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A씨는 경찰에 "B씨를 위해 기도해주려고 집에 불렀다"며 "자고 일어나보니 B씨가 숨져 있어 시신을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와 B씨가 지난 2일 오후 2시께 함께 B씨의 아파트로 걸어 들어가는 영상과, B씨가 6일 자정께 숨진 A씨를 끌고 엘리베이터에 타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5일까지 단 한 차례도 집 밖을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이 기간 A씨가 B씨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방치해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경찰은 탐문을 통해 몇몇 이웃으로부터 "A씨 집에서 큰 소리가 났다",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는 등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5일 오후 B씨 소유로 추정되는 옷가지를 아파트 단지 내 마련된 헌옷 수거함에 내다버리기도 했다.

A씨는 스스로를 목회자라고 칭하며 자신의 아파트에서 목회활동을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어떤 경위로 목사 자격을 얻게 됐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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