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올리브영만 보이더라"…적자 H&B 매장들은 감소세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1.04.1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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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 올리브영 독주체제 공고해지는 가운데 GS리테일의 '랄라블라'·롯데쇼핑의 '롭스' 고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롯데 '롭스'(흰색간판)와 CJ '올리브영' (회색간판)매장 전경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롯데 '롭스'(흰색간판)와 CJ '올리브영' (회색간판)매장 전경


K뷰티 인기와 함께 한때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헬스앤뷰티(H&B) 스토어가 시장 포화와 라이프스타일 방식의 변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매장 수가 감소세로 전환했다. 후발주자로 H&B 시장에 적극적으로 도전장을 던졌던 GS리테일 (19,660원 ▲50 +0.25%)롯데쇼핑 (68,600원 ▲400 +0.59%)의 실적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당분간은 적자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7년 1356개 △2018년 1488개 △2019년 1515개로 급성장하던 CJ의 올리브영, GS리테일의 랄라블라, 롯데쇼핑의 롭스 등 3대 H&B 매장 수는 2020년 첫 감소세로 전환됐다. 2020년 말 기준 3대 H&B 매장 수는 1484개로 전년보다 31개 줄었다.



H&B 매장 수 감소는 H&B 업계 2, 3위인 랄라블라와 롭스의 부진에서 기인했다. 2019년에서 2020년 사이 업계 1위 올리브영은 전년비 매장 수를 13개 늘렸으나, 같은 기간 랄라블라는 16개를, 롭스는 28개를 줄였다.
"어쩐지 올리브영만 보이더라"…적자 H&B 매장들은 감소세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외출하는 인구가 줄면서 오프라인 매장 집객력이 낮아졌고, 화장품 판매가 줄어든 데다가 온라인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또 신세계의 ‘시코르’와 프랑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세포라’ 등 후발주자의 공세가 더해지면서 업계 2, 3위가 설 자리가 좁아졌다.

여기에 시장 점유율 50%를 웃도는 업계 1위 올리브영의 독주체제가 공고화되면서 ‘넘을 수 없는 벽’이 생겼다. 실제 2020년 H&B 3사 중 올리브영만 흑자를 냈다. 올리브영은 2020년 영업이익으로 전년비 15.8% 증가한 1018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롭스가 포함된 롯데쇼핑 기타 사업부문은 2020년 총 2660억원 영업손실로 전년 1930억원 대비 적자 폭이 증가했고, 랄라블라는 2020년 2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9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영업손실 81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커졌다.



GS리테일은 2020년 3분기부터는 랄라블라 실적을 ‘공통 및 기타’에 합산해 공시한다. 이전까지 별도 사업부문으로 떼어내 표기했지만 매출·영업익 규모가 작아 회계 기준에 따라 양적(질적) 중요성 기준에 미달되면서 비주력 사업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롭스 상황도 마찬가지다. 별도 사업부문이던 롭스는 마트에 흡수통합되며 그룹 내 위상이 달라졌다. 롯데쇼핑은 2020년 12월 이사회를 열고 마트 사업부에 롭스 사업부를 합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존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마트·슈퍼·e커머스·롭스의 5개 사업부문에서 4개 사업부로 줄었다.

업계는 당분간 2~3위 H&B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입은 만큼 롯데쇼핑, GS리테일 등 유통사들은 올해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꾸준한 적자를 내는 H&B가 이 같은 노력을 희석시키며 각사에 큰 부담을 주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GS리테일의 증권신고서에는 “랄라블라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GS리테일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랄라블라가 GS리테일의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돼있다.

일각에선 매각설도 돌지만, 랄라블라와 롭스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단 포부다. GS리테일은 △랄라블라를 전국 GS25 내 뷰티 전용 매대에 입점시켜 랄라블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딜리버리히어로 배달앱 요기요와 손잡고 서울시내 곳곳에 배달 서비스를 시행해 매출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 △바이애콤, 유이라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인기가 높은 중소브랜드를 발굴해 상품경쟁력을 높이고 △2020년 5월 출시된 GS리테일 통합 애플리케이션 ‘더팝’에서 GS25나 GS수퍼마켓의 우수 고객들에게 랄라블라 상품권 등을 제공하는 등 고객 확장에 힘쓰고 있다.


롭스는 벨라몬스터, 치카이치코 등 단독 취급 브랜드를 늘려가는 한편 롯데마트와 롭스를 함께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오는 5월쯤 계획이 구체화될 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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