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형 수능 첫 모의평가 성적 보니… "문과 큰일 났네"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2021.04.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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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서울교육청/자료제공=서울교육청


문·이과 통합형 수능에 대비한 첫 모의평가 성적이 15일 공개됐다. 문과 학생들이 많이 치르는 수학 선택과목의 원점수 평균이 이과생들의 선택과목에 비해 20점 가량 낮은 등 계열별 편차가 뚜렷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합형 수능 도입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학 과목 점수 보니… 문·이과 수학 성적 평균 18점 차이
서울교육청은 15일 전국연합학력평가 채점 결과 분석 자료(고 3)를 공개했다. 응시 학교는 1874개교였고 응시 인원은 34만6950명이었다.



1등급 구분 표준점수(등급컷)은 국어 영역이 131점, 수학 영역이 139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치러진 2021학년도 수능에서는 국어 131점, 수학 가형(자연) 130점, 수학 나형(인문) 131점이었다.

1등급 구간 내 표준점수 차이는 국어가 142점~131점으로 11점, 수학은 157점~139점으로 18점이었다.



표준점수는 수험생 자신의 원점수 득점이 평균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졌는지 알 수 있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가 높다. 출제 형태가 달라서 난이도의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수험생들에게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난이도가 비슷했고 수학 영역은 어렵게 느껴졌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문이과 통합을 위해 도입된 국어·수학 선택 과목에서는 과목별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국어와 수학 영역에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가 적용, 모든 응시생은 각 영역의 공통과목과 본인이 선택한 1개 과목을 함께 응시해야 한다.

국어의 경우 평소 어려운 문항이 포함된 언어와 매체 기피 현상이 나타났다. 화법과 작문은 25만4472명(73.63%)이 선택한 반면 언어와 매체는 9만1130명(26.37%)이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학 역시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확률과 통계 20만8260명(60.53%) △미적분 11만5785명(33.65%) △기하 2만27명(65.82%)이었다. 확률과 통계는 문과생들이, 미적분은 대부분 이과생들이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선택 과목에 따라 평균 원점수도 확연히 차이났다. 문과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확률과 통계 원점수 평균이 이과 학생 주로 응시하는 미적분보다 20점 가량 낮게 나왔다. 구체적으로는 △확률과 통계 30.54점 △미적분 50.58점 △기하 44.14점이었다.

이밖에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는 90점 이상(1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이 3.67%(1만2717명)였다. 한국사는 40점 이상(1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이 7.33%(2만5418명)였다.

문과생 위기… "수학, 인문계 공통과목 점수 낮아 표준점수 올라간 듯"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수학이 핵심 과목으로 떠올랐다. 수학 1등급 내 표준점수 최고점은 157점, 최저점은 139점으로 18점 차가 났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수학 상위권 내 변별력이 크게 발생했다"며 "특히 수학 30개 문항 중 문·이과 같이 시험 보는 공통과목 22개 문항(배점 74점)에서 문과 학생들이 점수가 크게 낮아져 표준점수가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계열 간 칸막이를 없애겠다는 통합형 수능의 도입 취지와 달리 계열별 유·불리 현상도 나타났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 수능에서는 과목간 유불리 현상을 막고자 미적분 같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과목을 선택하는 학생들의 점수를 상향 조정하는 보정 체제가 도입됐으나 이것이 오히려 확률과 통계 과목을 선택하는 인문계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문계생들의 경우 최종 표준점수가 낮게 나오는 것은 물론 등급 취득에도 불리해져서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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