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2020-2021 도드람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의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설명하고 있다. 2021.4.1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우리카드는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대한항공에 세트스코어 3-0(26-24 25-20 25-19)으로 이겼다.
앞서 15차례 열린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1승1패로 맞선 채 3차전에 돌입한 사례는 총 7번이다. 이중 3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우승했던 것은 6번으로, 확률은 85.7%에 달한다.
하지만 이는 신 감독의 어느 정도 의도적인 행동이었다. 경기 초반, 선수들이 소위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게 하려는 사령탑의 판단이 들어있었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첫 세트에 긴장을 많이 했는데 뭔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 의도적으로 (항의)했다. 감독이 경고를 받더라도 할 것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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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을 보인 신 감독은 오히려 외국인 선수 알렉스 페헤이라가 흥분할 때는 적극적으로 말리며 진정시켰다.
1세트 25-24에서 알렉스의 서브 에이스로 우리카드가 대역전승을 거뒀는데, 코트를 바꾸는 과정에서 알렉스와 상대 산틸리 감독 사이에 언쟁이 붙었다.
산틸리 감독은 "상대가 이탈리아어로 트래쉬 토킹을 했다"며 자세한 내용을 이야기 하진 않았다. 반면 알렉스는 "상대 벤치서 계속 내 이름을 불러서 이름 좀 그만 부르라고 이야기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순간 신 감독은 알렉스를 뒤로 밀쳐내고 본인이 앞장서는 모습도 있었다.
신영철 감독은 "알렉스에게 퍼포먼스는 짧게 하되, 흥분하지는 말라고 했다"며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마인드컨트롤을 주문했다. 상대에 휩쓸리면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심적인 부분"이라고 했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2020-2021 도드람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의 경기에서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2021.4.1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세터 하승우는 "감독님께서 '항의는 내가 할테니 코트서 즐겼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덕분에 선수들이 계속 즐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평소 정규리그와 달리 이번 챔프전에서 큰 액션으로 선수들을 독려하며 호흡하는 모습도 눈길을 끈다.
그는 "큰 경기에서는 선수들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우리 팀 선수들이 '싸움닭' 같은 부분이 부족한데, 더 박수쳐주고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고 웃었다.
사상 첫 우승까지 1승 만을 남겨뒀지만 신 감독은 시종일관 침착했다.
그는 "대한항공은 끝이 나야 끝나는 팀"이라며 "선수들에게 잘했던 것과 문제 있었던 부분을 이미지 트레이닝 시켜서 잘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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