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일본 도쿄에서 시민들이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사진=AFP
1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오염수 방류 결정으로 인해 일본 어민들 사이에서 10년 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후쿠시마현 소마시 어민 키쿠치 에타츠(28)는 "이제 본격적으로 고기잡이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타이밍이 너무 안 좋다"며 정부의 결정에 분노를 표했다.
이같은 난관에도 후쿠시마 바다는 원전 사고 전의 모습을 점차 되찾아 가는 듯했다. 키쿠치도 어부였던 아버지처럼 자유롭게 고기잡이를 할 수 있게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희망에 부풀었다. 하지만 정부의 오염수 방류 결정으로 기대가 무너졌다. 키쿠치는 "지난 10년간 (후쿠시마산 수산물에 대한) 신뢰를 조금씩 되찾는가 싶다가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일이 반복됐다. 언제쯤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후미야기현 인근 미야기현 케센누마시에서 굴 양식업을 하는 코마치 타케시(54)는 오염수 방출에 대해 "언어도단"고 비판했다. 말로 나타낼 수 없을 정도로 기가 막힌 상황이라는 것이다. 코마치는 "원래대로 되돌리는 데 10년이 걸렸다. 이게 모두 리셋된다고 생각하니 분노를 넘어 무력감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저장 탱크/사진=AFP
기시 히로시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전날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출 결정에 "매우 유감이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히 항의하는 성명을 냈다. 기시 회장은 "후쿠시마현뿐만 아니라 전국의 어업자의 생각을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앞으로도 반대의 입장은 조금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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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현 소마후타바어업협동조합 다치야 간지 조합장도 NHK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바다에 흘려보내면 괜찮다고 쉽게 말하지만 국민과 국제사회는 처리수 해양 방출의 안정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풍평 피해는 반드시 발생할 것"이라며 "이것은 후쿠시마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정책을 결정하기 전 국민을 제대로 안심시키고 이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하는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해 처리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2년 후 오염수 해양 방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의 농도를 정부 기준치의 40분의 1 이하로 희석해 서서히 방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