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칩 왕' 엔비디아, CPU 출사표…갈길 바쁜 인텔, 주가 '뚝'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21.04.1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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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CPU 시장 진출…'AI 두뇌 경쟁' 가속

사진=로이터사진=로이터


그래픽처리장치(GPU) 최강자인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 진출한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엔비디아의 주가는 급등하고 현재 CPU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텔 주가가 급락했다.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날 '그래픽 테크놀로지 컨퍼런스(GTC) 2021'를 열고 데이터센터용 CPU인 '그레이스'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엔비디아는 ARM의 기술을 기반으로 그레이스를 만들어 2023년까지 슈퍼컴퓨터에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PU 및 GPU는 데이터센터 AI 기술의 핵심 반도체다. GPU는 엔비디아가, CPU는 인텔이 장악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CPU 시장까지 넘보게 된 건 빠르게 진화하는 AI 기술의 영향이다. 타사 CPU 대신 그레이스를 엔비디아의 GPU와 함께 사용하면 AI를 습득하기 위한 계산 속도가 최대 10배 높아지고, 1개월 걸리던 계산이 3일로 줄어든다는 게 엔비디아측 설명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엔비디아가 인텔의 주력 영역으로 돌진했다"며 "AI의 진화를 좌우하는 '두뇌'를 놓고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시장의 반응도 컸다. 이날 발표 후 엔비디아 5.6% 주가가 급등했다. 반면 CPU를 만드는 인텔과 AMD 주가는 4%, 5% 급락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지난해 9월 소프트뱅크로부터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을 40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하며 슈퍼컴퓨터 등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ARM은 퀄컴 등 반도체 설계 기업들은 물론, 삼성전자·인텔 등의 기업들이 반도체를 만들 때 쓰는 명령어(지적재산권) 시스템의 최고 강자다. 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유럽연합(EU), 영국, 미국, 중국 등 전세계 주요국 반독점 규제당국의 심사를 통과해야 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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