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부·특수통' 출신 변호사, 수사 때 얻은 개인정보 유출했다 덜미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박수현 기자 2021.04.1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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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특수부 검사 출신의 변호사가 과거 검찰에서 일하며 얻은 개인정보를 친구 변호사에게 유출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법원 등 법조계에 따르면 A변호사는 검찰에서 근무할 당시 특수통 검사로 알려져 있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파견돼 정관계 로비사건을 수사했고, 서울의 일선 지검에서 근무할 때에는 대기업 비자금 사건을 수사했다. A 변호사는 서울의 한 지검 근무를 끝으로 변호사로 개업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그는 검사 재직 시절 대형 사기대출 사건을 담당하면서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청구 의견서를 작성했는데, 이 안에는 피의자의 범죄 혐의를 비롯해 참고인들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계좌번호 등의 개인정보가 담겨 있었다. 그는 퇴임하면서 이 영장 사본을 가지고 나와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었다.

A변호사는 퇴임 후 친구 B변호사에게 해당 사건 피해자 모임 대표를 소개시켜 준다. 이후 B변호사가 고발 대리 업무를 수임하게 됐는데, B변호사는 그해 5월경 고발 사실 등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A변호사에게 관련된 자료가 있으면 달라고 요청했다. 부탁을 받은 A변호사는 B변호사에게 구속영장청구의견서 사본을 그대로 전달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를 처리했던 자는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제공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검찰은 지난해 A변호사와 B변호사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달 말 A변호사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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