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달러' AR 시장 잡아라…수출 팔 걷어붙인 통신 3사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1.04.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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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점프 AR, 홍콩에 이어 북미 시장 진출
KT·LGU+도 자체 스튜디오 제작 후 수출길 모색

'12조달러' AR 시장 잡아라…수출 팔 걷어붙인 통신 3사


SK텔레콤 (51,300원 ▲300 +0.59%), KT (34,500원 ▲400 +1.17%), LG유플러스 (9,780원 ▲30 +0.31%) 등 국내 통신3사가 5G(세대) 이동통신 관련 콘텐츠 해외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동통신사=내수기업'이라는 기존 등식을 깨는 것이다.

5G 인프라와 콘텐츠 투자에는 많은 비용이 드는 만큼, 내수 시장만으로는 지속적 성장을 이어나가기 어렵다. 이에 통신3사는 자체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스튜디오를 세워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해외시장을 두드린다. 첫 해외 진출 교두보이던 중화권에 이어 최근 북미 시장에도 진출하는 모습이다.



북미시장 진출한 SKT '점프 AR'…향후 유럽 등으로 확대
'12조달러' AR 시장 잡아라…수출 팔 걷어붙인 통신 3사
12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자사 AR 서비스 플랫폼인 '점프 AR'이 미국 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공식 출시됐다. 점프 AR의 글로벌 진출은 지난해 말 홍콩 앱마켓에 이은 두번째 성과다. 국내 통신업체가 운영하는 AR 애플리케이션이 북미 앱마켓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적인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AR 기반 디지털 휴먼 콘텐츠를 이날부터 점프 AR앱에서 새로 선보여 전세계 팬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혼합현실 콘텐츠 제작소인 '점프스튜디오'를 확장 이전하며 콘텐츠 수출 계획을 밝혔다. 점프스튜디오를 엔진으로 삼아 5G 콘텐츠 사업을 투트랙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엔터테인먼트, 광고, 스포츠, 교육 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초실감 콘텐츠 제작사업과 글로벌 시장에서 점프 AR·VR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 두 축이다.

해외 기업에 일회성으로 콘텐츠를 수출하기보다는, 각국의 대표 기업과 손잡고 점프 브랜드 그대로 현지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장의 매출보다는 사용자 확보에 주력한다. SK텔레콤은 첫 해외 출시국인 홍콩을 시작으로 독일 도이치텔레콤, 미국 티모바일 등 유럽, 북미 대표 통신사 및 콘텐츠 기업들과 콘텐츠 공동 투자, 제작 등을 협의 중이다. 이를 통해 내년까지 점프 AR 앱 사용자를 1000만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자체 AR 스튜디오는 '필수'…콘텐츠 제작 후 수출길 공략한다
'12조달러' AR 시장 잡아라…수출 팔 걷어붙인 통신 3사

다른 통신사들도 발빠른 행보를 보인다. KT는 지난해 7월 중국 최대 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의 자회사 미구와 5G 콘텐츠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케이팝 생중계 서비스를 중국, 홍콩 등지에 수출하기로 했다. 앞서 KT는 지난해 4월 대만 통신사 FET와도 5G 서비스 공동 개발 및 콘텐츠 제휴 사업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기도 했다.

KT는 지난달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XR(확장현실) 비대면 스튜디오'를 열었다. 우선 스포츠 강사들을 중심으로 비대면 스포츠 코칭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시범운영을 거친 뒤, 향후 신규 5G 특화 서비스와 콘텐츠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 역시 2019년 6월 'U+AR스튜디오'를 열고 자체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현재까지 자체 제작해 서비스하고 있는 AR콘텐츠는 2100편이 넘는다.

이를 기반으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국내 최초 5G VR·AR 콘텐츠 1000만달러(약 114억원) 수출을 달성했다. 중국 차이나텔레콤, 홍콩텔레콤, 일본 KDDI, 대만 청화텔레콤 등과 AR, VR 콘텐츠 수출 계약을 맺은 결과다. 지난달에는 태국 최대 이동통신사 'AIS'와 역대 최대인 1114만달러(약 126억원) 규모의 5G 솔루션 및 콘텐츠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다. LG유플러스 측은 "현재 동남아시아 2~3개국과도 수출 관련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AR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글로벌 시장 선점해야"
(서울=뉴스1) = SK텔레콤은 최근 웨이브(WAVVE)에서 공개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야구 예능프로그램 '마녀들-그라운드에 서다'의 예고편을 혼합현실 형태로 제작하고, 고객이 관련 콘텐츠를 자사 ‘점프AR’ 플랫폼을 통해 함께 즐길 수 있게 한다고 18일 밝혔다.   ‘마녀들’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점프 AR’ 플레이어 앱에서 실시간으로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AR로 소환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새로운 안방극장을 체험할 수 있다. (SK텔레콤 제공) 2021.1.18/뉴스1  (서울=뉴스1) = SK텔레콤은 최근 웨이브(WAVVE)에서 공개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야구 예능프로그램 '마녀들-그라운드에 서다'의 예고편을 혼합현실 형태로 제작하고, 고객이 관련 콘텐츠를 자사 ‘점프AR’ 플랫폼을 통해 함께 즐길 수 있게 한다고 18일 밝혔다. ‘마녀들’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점프 AR’ 플레이어 앱에서 실시간으로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AR로 소환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새로운 안방극장을 체험할 수 있다. (SK텔레콤 제공) 2021.1.18/뉴스1
통신3사가 5G 콘텐츠 수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AR, VR 관련 글로벌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있어서다. 에릭슨 컨슈머랩은 203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12조달러(약 1경 3518조원)가 5G 기반의 AR, VR 및 클라우드 게임에서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5G 관련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특히 AR은 2030년까지 몰입형 미디어에 대한 전체 소비자 지출의 절반 이상을 유도하며 게임, 쇼핑, 교육 및 원격 협업 등으로 확장할 전망이다.

정부도 5G 콘텐츠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보고 수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2월 통신3사 CEO와 만난 자리에서 "VR, AR 등 실감콘텐츠 분야에서 관련 인프라 확충 및 자체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진출 활동도 늘려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올해 총 1655억원 예산을 투입하는 '5G 이노베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실감 콘텐츠 분야를 적극 뒷받침하기로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특히 국내 5G 실감 미디어 제작사는 중소기업, 스타트업이 대부분"이라면서 "이들과 함께 VR, AR 콘텐츠를 수출해 내수 산업의 한계를 넘어서고 이 산업이 향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기대되는 만큼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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