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인프라와 콘텐츠 투자에는 많은 비용이 드는 만큼, 내수 시장만으로는 지속적 성장을 이어나가기 어렵다. 이에 통신3사는 자체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스튜디오를 세워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해외시장을 두드린다. 첫 해외 진출 교두보이던 중화권에 이어 최근 북미 시장에도 진출하는 모습이다.
해외 기업에 일회성으로 콘텐츠를 수출하기보다는, 각국의 대표 기업과 손잡고 점프 브랜드 그대로 현지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장의 매출보다는 사용자 확보에 주력한다. SK텔레콤은 첫 해외 출시국인 홍콩을 시작으로 독일 도이치텔레콤, 미국 티모바일 등 유럽, 북미 대표 통신사 및 콘텐츠 기업들과 콘텐츠 공동 투자, 제작 등을 협의 중이다. 이를 통해 내년까지 점프 AR 앱 사용자를 1000만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자체 AR 스튜디오는 '필수'…콘텐츠 제작 후 수출길 공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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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통신사들도 발빠른 행보를 보인다. KT는 지난해 7월 중국 최대 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의 자회사 미구와 5G 콘텐츠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케이팝 생중계 서비스를 중국, 홍콩 등지에 수출하기로 했다. 앞서 KT는 지난해 4월 대만 통신사 FET와도 5G 서비스 공동 개발 및 콘텐츠 제휴 사업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기도 했다.
KT는 지난달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XR(확장현실) 비대면 스튜디오'를 열었다. 우선 스포츠 강사들을 중심으로 비대면 스포츠 코칭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시범운영을 거친 뒤, 향후 신규 5G 특화 서비스와 콘텐츠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 역시 2019년 6월 'U+AR스튜디오'를 열고 자체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현재까지 자체 제작해 서비스하고 있는 AR콘텐츠는 2100편이 넘는다.
이를 기반으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국내 최초 5G VR·AR 콘텐츠 1000만달러(약 114억원) 수출을 달성했다. 중국 차이나텔레콤, 홍콩텔레콤, 일본 KDDI, 대만 청화텔레콤 등과 AR, VR 콘텐츠 수출 계약을 맺은 결과다. 지난달에는 태국 최대 이동통신사 'AIS'와 역대 최대인 1114만달러(약 126억원) 규모의 5G 솔루션 및 콘텐츠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다. LG유플러스 측은 "현재 동남아시아 2~3개국과도 수출 관련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AR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글로벌 시장 선점해야"
(서울=뉴스1) = SK텔레콤은 최근 웨이브(WAVVE)에서 공개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야구 예능프로그램 '마녀들-그라운드에 서다'의 예고편을 혼합현실 형태로 제작하고, 고객이 관련 콘텐츠를 자사 ‘점프AR’ 플랫폼을 통해 함께 즐길 수 있게 한다고 18일 밝혔다. ‘마녀들’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점프 AR’ 플레이어 앱에서 실시간으로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AR로 소환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새로운 안방극장을 체험할 수 있다. (SK텔레콤 제공) 2021.1.18/뉴스1
정부도 5G 콘텐츠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보고 수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2월 통신3사 CEO와 만난 자리에서 "VR, AR 등 실감콘텐츠 분야에서 관련 인프라 확충 및 자체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진출 활동도 늘려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올해 총 1655억원 예산을 투입하는 '5G 이노베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실감 콘텐츠 분야를 적극 뒷받침하기로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특히 국내 5G 실감 미디어 제작사는 중소기업, 스타트업이 대부분"이라면서 "이들과 함께 VR, AR 콘텐츠를 수출해 내수 산업의 한계를 넘어서고 이 산업이 향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기대되는 만큼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