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오젠TC(150억원), 온코닉테라퓨틱스(275억원), 바오밥에이바이오(160억원) 등 최근 100억원 이상 시리즈A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는 바이오업종 스타트업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바이오·의료업종 투자금액은 지난해 3분기에는 3422억원, 4분기에는 4237억원을 기록하면 각각 전분기 대비 85%, 23.8% 증가한 바 있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바이오·의료업종 전체 투자금액이 각각 2464억원과 1847억원으로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확연히 두드러진다.
임상시험이나 초기 연구단계에서 다른 업종 초기 기업 대비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도 투자규모를 키우는 원인 중 하나다. 초기 기업일수록 석·박사 이상의 핵심 연구인력 확보가 핵심 경쟁력이라 인건비 지출도 타 업종 대비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난 3월 시리즈A에서 160억원을 유치한 바오밥에이바이오(Biobab AiBIO)는 투자금액의 약 절반인 80억원 정도를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EM, Cryogenic Electron Microscopy) 구입에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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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저온 전자현미경은 수용액에 담긴 생화학 분자를 영하 200도 이하의 극저온 상태로 급속히 냉각시켜 분자의 움직임을 잠깐 멈추게 한 뒤 정밀하게 관찰하는 전자현미경이다. 바이러스, 단백질 같은 생체 분자를 원자 수준에 가깝게 자세하게 볼 수 있다.
바오밥에이바이오는 AI(인공지능) 플랫폼 기술을 이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신약개발회사로, 이 장비를 이용해 신규 타깃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분석할 계획이다. LG화학(생명과학본부) 연구소에서 항암제개발 경력을 가진 이인상 대표가 지난해부터 회사에 합류해 후보물질 발굴 및 전임상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달 시리즈A에서 275억원의 투자를 받은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제일약품의 자회사다. 이번 투자금은 주로 신약후보물질의 유럽·미국 등 글로벌 임상에 투입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중표적항암제 'JPI-547'와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JP-1366'를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두고 신약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JPI-547'는 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물질과 암세포 DNA 손상 복구 효소를 동시에 억제해 암을 잡는다. 'JPI-547'은 최근 미국 FDA(식품의약국)으로부터 췌장암 치료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JP-1366'은 국내와 유럽 임상3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면역세포치료제 개발사인 네오젠TC는 이달 초 15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네오젠TC는 이번 투자금으로 연구개발을 위한 인력을 충원하고 연구 시설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네오젠TC는 종양 면역학을 기반으로 한 자체 플랫폼 기술로 종양침윤림프구 세포치료제, T세포 수용체(TCR) 변형 T세포(TCR-T) 치료제 등 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연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1상 임상시험을 위한 임상시험계획신청서(IND)를 제출할 계획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타트업들의 해외 상장 사례가 늘어나면서 향후 수년 내에 바이오업종에서도 나스닥 진출 사례가 생겨날 수 있을 것"이라며 "확실한 성과만 입증하면 과거 적자기업이라고 '눈칫밥' 먹던 시절에서 벗어나 다양한 자금조달의 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