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가 14일 서울 광진구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고 의원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원에 적극 나섰다. 그러나 고 의원의 지역구(서울 광진을)에서조차 오 시장 득표율이 59%에 달하는 등 고 의원의 공세가 효과를 얻지 못하면서, 여당에 비판적인 누리꾼들이 이를 조롱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 의원의 오 시장 저격은 '국민의힘 후보라서'만은 아니었다. 두 사람의 악연은 지난해 4·15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초접전 끝에 고 의원이 50.3%의 득표율로 신승했다. 전직 아나운서, 청와대 대변인 출신이었지만 첫 선거에서 '거물'을 누르자 여권 내 고 의원의 정치적 입지는 급상승했다. 반면 오 시장은 '신인에게도 졌다'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됐다.
오 시장이 보궐선거에 출마선언을 했을 때에도 고 의원은 오 시장의 '조건부 출마'를 비판하며 "단 한번만이라도 조건없는 입장을 밝힐 순 없으시냐, 광진을 주민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했음에도 여전히 조건부정치를 하시는 걸 보며 아쉽고 또 아쉽다"고 했다. 총선 경쟁에서 깊어진 감정의 골이 원인으로 보였지만, 고 의원의 조롱이 지나치다는 시각도 존재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광진을 후보(왼쪽)와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가 9일 서울 광진구 구의동과 자양동에서 각각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 시각 인기 뉴스
논란이 계속되자 고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무슨 말을 해도 좋다. 그래서 화가 풀릴 수 있다면 듣겠다"며 "다만 가만있으라, 아무 말도 꺼내지말라 하지는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결국 정확히 1년만에 처지는 바뀌었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4·15 총선에서 오 시장 대신 고 의원을 택한 광진을은 이번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 후보에게 58.7%의 지지를 보냈다.
광진을 지역구는 1996년 이후 총선에서 단 7번의 총선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5번, 김형주 전 열린우리당 의원과 고 의원이 각각 1번씩 승리했다. 이처럼 서울에서 여당의 대표적인 ‘텃밭’으로 꼽혀 왔던 곳이 오 후보에게 과반의 지지를 보냈다는 점이 고 의원에게는 더욱 뼈아픈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