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선 141만개…현대차는 왜 알뜰폰을 개통했을까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21.04.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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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갓성비' 알뜰폰 1000만 시대 ④

편집자주 대형 이동통신회사의 그늘에서 고전하던 알뜰폰이 부활하고 있다. 2010년 첫 도입 후 10년 남짓 만에 가입자 1000만 시대가 목전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가입 수요 증가와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유입으로 자급제폰과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를 결합한 '꿀조합'이 인기다. 가계통신비를 줄이려는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으로 최대 장점인 가격 경쟁력도 더 부각됐다. 완성차 업체 등 데이터 전용 사물인터넷(IoT) 사업자도 알뜰폰에 속속 가세하고 있다. 일명 '효도폰'에서 MZ세대의 '대세폰'으로 자리잡고 있는 알뜰폰의 인기 비결과 향후 과제를 짚어 본다.

커넥티드카 컴퓨팅 시스템 기술' 사례/사진제공=현대자그룹커넥티드카 컴퓨팅 시스템 기술' 사례/사진제공=현대자그룹


알뜰폰 시장이 가입자 900만 회선을 넘어 1000만 고지를 눈앞에 둘 정도로 커진 데에는 가성비 통신 서비스를 찾아 알뜰폰으로 갈아탄 소비자들 외에도 완성차 업체가 적잖은 기여를 했다.

자동차 회사들이 알뜰폰 통신 요금제를 판다는 얘기는 아니다. 차량을 원격제어하거나 안전보안을 강화하고 적절히 관리하려면 통신 네트워크 관제가 필수적이다. 자동차가 스마트폰처럼 통신망으로 주변 사물과 연결되는 시대다.



이를 위해 완성차들은 이동통신회사(MNO)에서 망을 빌려 알뜰폰 사업자(가상이동통신망·MVNO)로 등록하고 차량 내에서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알뜰폰 가입자로 잡히는 식이다. 전기차업체 테슬라 한국법인이 기간통신사업자 면허를 획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MVNO망을 사물 간 통신에 활용하는 서비스를 사물지능통신(M2M)이라고 한다. 커넥티드카 외에 웨어러블기기, 산업기기 관제 등 각종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등이 M2M에 포함된다.



회선 141만개…현대차는 왜 알뜰폰을 개통했을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을 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전체 알뜰폰 927만571회선 중 완성차 등의 M2M은 270만6807회선으로 비중이 29.1%에 이른다. 지난해 9월 기아가 MVNO 사업자로 변경 등록하고 현대차 등 완성차가 대거 알뜰폰 통계에 포함되면서 알뜰폰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M2M 전용 사업자별 가입 회선수는 △현대자동차(141만4663개) △벤츠코리아(23만5060개) △기아(17만6755개) △르노삼성(2만8282개) △테슬라(1만5626개) 등의 순이다.

알뜰폰 시장은 '가성비' 통신 서비스 수요 증가와 함께 IoT 서비스 확산으로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전망이다. 초연결·초저지연을 무기로 하는 5G 통신 서비스가 완전히 자리잡으면 커넥티드카를 포함해 M2M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 가능성이 크다.


과기정통부도 음성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바뀌는 통신 시장 변화에 맞춰 알뜰폰 기반 IoT 데이터 전용 사업자 육성을 추진 중이다. 데이터 선구매제와 다량구매할인을 확대해 망 대가를 최대 20% 낮춰 준 게 단적인 예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완성차뿐만 아니라 에너지 모니터링, 웨어러블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이동통신 재판매를 통한 융합서비스가 확산될 것"이라며 "다양한 사업모델 창출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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