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8일 오 시장 당선 이후 집 값 향방에 대해 "오 시장이 압구정, 여의도, 목동 등 주요 재건축 지역들의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이 지역들을 중심으로 기대감이 반영돼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35층 층고제한’은 폐지가 될 것이고, 안전진단 등을 용이하게 하는 등 시장 권한으로 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발빠르게 규제를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선거운동을 하며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들을 언급하며 "시장이 되면 일주일 안에 재건축, 재개발 규제를 확 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서울 동북권에 '제4도심'을 조성하고, 경전철 완공을 5년 내 가시화하는 등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지지부진했던 사업들에 속도를 내걸 것을 약속했는데, 관련 지역들에 기대감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지난해 집값 상승의 한 요인으로 정부가 지목한 유동성 증가, 그리고 저금리 등이 한 동안 지속되며 집값이 상승 기류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요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짝’ 상승세를 타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공급확대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초과이익환수제, 대출 규제 등과 관련한 것은 중앙정부 관할이므로 ‘꿈 꾸는 만큼’ 풀어내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기대감은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 시장이 할 수 있는 부분들은 강하게 밀어붙여 나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재건축, 재개발 이슈가 있는 지역 등 전반적으로 가격이 들썩이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집값이 안정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오 시장의 당선으로 향후 '집값 양극화'가 더욱 도드라 질 것으로 내다봤다. 잠실 주공5단지, 압구정 현대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추가 상승을 내다볼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집값이 이미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랐고 공급도 늘 계획인 만큼 하락세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서울의 주택 공급이 늘어날 것이고, 단기적으로 그런 시그널만 와도 소위 말해 '영끌'해 집을 사는 무주택자들이 줄어들 것"이라며 "다주택자들도 6월 세금 이슈로 매물을 내놓을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비싼 집을 무리해서 사기보다 공급확대에 따른 분양을 받는 무주택자들이 늘고 집값도 어느 정도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다"면서도 "강남 지역 일부 아파트들은 평당 1억을 호가하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며 양극화가 심화하는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