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예병태 쌍용차 사장 "현 상황 책임지는 게 도리, 희망 잃지 말자"(상보)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2021.04.07 10:21
글자크기
【서울=뉴시스】쌍용자동차 예병태 대표이사. 2019.03.29. (사진=쌍용자동차 제공) photo@newsis.com【서울=뉴시스】쌍용자동차 예병태 대표이사. 2019.03.29. (사진=쌍용자동차 제공) [email protected]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사임의사를 밝혔다. 미국 잠재적 투자자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 결정이 법원이 제시한 기한보다 늦어지면서 사실상 회생절차가 시작돼 이에 책임을 느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예 사장 후임은 정해지지 않았다.

7일 예 사장은 전 임직원들에게 보낸 퇴직인사 메일에서 "저는 오늘 회사가 또 다시 회생절차 개시를 앞두게 된 상황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회사의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아쉬운 마음과 함께 작별 인사를 드리고자 한다"며 "대내외적으로 많은 도전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항상 도와주시고 함께 해주신 여러분의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안타깝게도 신규 투자자유치가 계획보다 지연되면서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임박하여 또 다시 헤쳐나가야 할 많은 혼란과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이러한 상황을 여러분들과 함께 극복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 경영을 책임져온 대표이사로서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직도 쌍용자동차에 대한 다수의 인수 의향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절망을 하기엔 아직 이르다"며 "혼란스럽고 일시적인 고통이 따를 수 있겠지만 여러분들의 일터는 스스로가 지킨다는 먼 안목으로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법원 기한내에 투자 결정서 안 보낸 HAAH오토모티브…예 사장 "임직원들, 갈등보다는 지혜를 모아 난국 헤쳐나가길"
(서울=뉴스1) = 쌍용자동차가 일부 부품협력사들의 부품 납품 거부로 인해 중단됐던 생산라인을 재가동한다고 2일 밝혔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21일 회생절차와 함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신청한 뒤 잠재적 투자자와의 투자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일부 대기업 및 외국계 부품협력사들의 부품 납품 거부로 인해 부득이하게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돼 왔다.  해당 부품협력사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한 결과, 쌍용차는 이날부터 평택 및 창원공장 생산 라인을 재개하기로 했다. 쌍용자동차 정문 앞에 정상화를 응원하는 부품협력사 현수막이 걸려있다. (쌍용자동차 제공) 2021.3.2/뉴스1  (서울=뉴스1) = 쌍용자동차가 일부 부품협력사들의 부품 납품 거부로 인해 중단됐던 생산라인을 재가동한다고 2일 밝혔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21일 회생절차와 함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신청한 뒤 잠재적 투자자와의 투자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일부 대기업 및 외국계 부품협력사들의 부품 납품 거부로 인해 부득이하게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돼 왔다. 해당 부품협력사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한 결과, 쌍용차는 이날부터 평택 및 창원공장 생산 라인을 재개하기로 했다. 쌍용자동차 정문 앞에 정상화를 응원하는 부품협력사 현수막이 걸려있다. (쌍용자동차 제공) 2021.3.2/뉴스1
예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은 그간 자신해왔던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 유치 결정을 서울회생법원이 제시한 기한인 지난달 31일까지 이끌어내지 못해 나온 결정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법원은 지난 31일까지 쌍용차에 HAAH의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해달라는 보정명령까지 냈으나 예 사장은 약속한 시점까지 의향서를 받지 못했다. 이미 법원은 쌍용차의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받아들여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올해 2월 28일까지 보류했다. HAAH 협의 상황을 고려해 지난달까지 재차 보류했다.

쌍용차는 당초 지난달까지 HAAH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고 회생 계획안을 채권자들과 공유해 'P플랜(Pre-packaged plan·사전회생계획)'을 추진할 방침이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예 사장은 'HAAH오토모티브의 인수 의지는 확고하다'며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기한 내에 HAAH의 결정을 이끌어 내지 못한 것에 대한 결정이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아직 예 사장의 후임은 정해지지 않았다. 예 사장은 빠르면 오는 8일부터 시작되는 법원 회생절차에 법정관리인으로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역시 차질이 생겼다.

예 사장은 "임직원이 쌍용자동차의 주인이고 대한민국 SUV의 주인"이라며 "이런 저력이라면 새로운 투자자 확보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지속 가능한 경영정상화 토대를 충분히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록 오늘 회사를 떠나지만 잠시나마 쌍용자동차 가족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을 평생 잊지 않고 큰 명예로 간직할 것"이라며 "노와 사 그리고 전체 임직원들이 갈등과 반목 보다는 슬기로운 지혜를 모아 이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길 기원한다"고 작별을 고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