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백 불티났지만…'토종 명품' MCM은 코로나 직격탄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1.04.0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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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M(성주디앤디), 면세점 매출 타격에 총 매출 3000억원대로 감소

MCM백팩 이미지/사진출처=무신사 MCM백팩 이미지/사진출처=무신사


'토종 명품'으로 불리는 MCM이 코로나19(COVID-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 등 프랑스 명품이 코로나 불황 무풍지대로 승승장구한 것과 달리 소비 침체 여파를 고스란히 받으며 순이익이 적자 전환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MCM 핸드백 브랜드를 전개하는 성주디앤디의 2020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3126억원으로 2019년 대비 36.8%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08억원으로 전년비 63.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하며 201억 적자를 냈다.



MCM은 1976년 독일 뮌헨에서 탄생한 패션 브랜드다. 한국에서는 성주디앤디(성주그룹)가 MCM 브랜드 라이선스를 보유해 국내 사업을 전개하고 있었다. 2005년 성주그룹은 어려움에 처한 MCM 브랜드를 인수하는 결정을 내렸고 이후 브랜드를 재정립했다. 성주디앤디는 현재 MCM 가방의 생산과 판매, 면세점 영업을 모두 담당하고 있다.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했다.

MCM은 루이비통을 연상시키는 특유의 MCM 로고 모노그램 디자인으로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한국 패션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고가 하이엔드 명품과 대조되는 매스티지(대중적인 명품) 명품 브랜드로 위상을 다졌다. 이후 샤넬·루이비통 등 해외명품의 대중화로 국내 시장에서는 인기가 다소 시들해졌지만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며 면세점 채널서 승승장구했다. 중국에서 한류 열풍이 불며 중국 드라마에 간접광고 제품으로 MCM 가방이 자주 등장하고, 한국 연예인들이 공항 패션으로 MCM백을 착용하면서 2016년까지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 최전성기를 누렸던 2016년 성주디앤디의 매출액은 5791억원을 기록하기 이른다.



샤넬백 불티났지만…'토종 명품' MCM은 코로나 직격탄
하지만 한한령(중국내 한류 금지령) 여파에 2016년 정점을 기록한 매출이 2017년에는 감소했고 2019년에는 5000억대를 소폭 하회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터진 2020년에는 3000억대 초반까지 크게 밀렸다. 중국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면세점 채널에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자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로 패션시장 전반에 불황이 짙었던 2020년이지만 백화점에 입점된 해외명품은 고성장세를 나타냈다.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해외명품 매출은 지난해도 15.1% 성장했다. 반면 패션잡화 시장이 해외 명품 중심의 고가와 가성비를 추구하는 저가로 뚜렷하게 양분화되며 어중간한 '매스티지' 명품은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MCM은 유럽과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데 한국에서는 국산 명품으로 알려지면서 해외명품과 비교해 다소 박한 평가를 받고 있다.

MCM는 최근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겨냥한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지난해는 1020 고객이 밀집된 무신사에도 입점했고, Z세대가 좋아할 만한 스니커즈도 출시하면서 포스트 디지털 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는 중이다.


MCM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관광객 감소와 내수시장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올해는 2월을 기점으로 두 자릿 수 매출 신장이 나타나며 실적 회복이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는 라운지웨어 라인 신규 론칭, 향수 론칭, 아티스트와의 협업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기획하고 있어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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