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세계 1위 기획사로…'위버스' 업고 목표주가 상향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1.04.05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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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제63회 그래미어워드 레드카펫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제63회 그래미어워드 레드카펫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옛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미국 대형 연예 기획사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엔터사로 성장할 교두보를 마련했다.

증권업계에선 하이브의 팬 플랫폼인 '위버스'가 세계 최고의 온라인 팬 커뮤니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5일 빅히트 (201,500원 ▼10,500 -4.95%)는 전 거래일 대비 5000원(2.06%) 오른 24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26만5000원까지 급등했다. 지난 2일 장마감 후 전해진 소식이 이날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는 지난 2일 자회사 빅히트 아메리카를 통해 미국 이타카 홀딩스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이타카 홀딩스는 팝 스타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소속된 SB 프로젝트 모회사다. 인수 금액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인수로 하이브는 외형을 키우는 동시에 BTS에 대한 의존도를 낮췄다. 2019년 97%에 달했던 BTS 매출 비중은 2020년 플레디스 인수로 85%로 낮아졌다. 글로벌 팝 가수들의 매출이 더해지면 BTS 비중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하이브의 성장이 이제 시작이라며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기존 35만원에서 현재 주가의 두 배에 달하는 50만2000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하나금융투자는 32만원에서 36만원으로 상향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34만원, 삼성증권과 KB증권은 각각 32만원과 30만5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업계는 특히 팬 플랫폼 '위버스'를 중심으로 한 매출 증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버스는 빅히트가 2019년 런칭한 팬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아티스트가 직접 사진을 올리거나 팬이 올린 글에 댓글을 다는 등 아티스트와 팬이 직접 소통할 수 있다. 또 아티스트 굿즈나 유료 콘텐츠 등을 통한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아티스트 기준 유튜브 구독자 순위 1위인 저스틴 비버와 3위인 BTS, 4위인 아리아나 그란데가 하나의 소속사가 된다"며 "2위 블랙핑크의 입점도 예정돼 있어 위버스는 글로벌 최고의 온라인 팬 커뮤니티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위버스를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글로벌 플랫폼에 빗댔다.

박 연구원은 "위버스는 음악 및 아티스트 팬덤이 모여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는 이제껏 없던 공간"이라며 "브이라이브 인수로 라이브 팬 베이스에 대한 접근성과 기술력을 확보했고, YG와의 전략적 파트너십과 이타카 홀딩스 인수로 정상급 아티스트도 선점했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 "하이브, 기업 가치 상단 가늠할 수 없을 정도"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하이브는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 수혜주로도 거론된다. 특히 위버스와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최민하, 곽호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를 제공하는 네이버제트에 70억원을 투자했고, BTS 멤버의 모습을 딴 아바타 캐릭터 '타이니탄'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련의 투자는 중장기적으로 하이브의 자체 플랫폼인 위버스에서 관련 기술이 활용된 실감형 콘텐츠를 만들어 유통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브의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해 남효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의 중장기 방향성은 이번 딜을 통해 더욱 뚜렷해졌다"며 "상장 이후 빠르게 글로벌 사업과 플랫폼 사업에서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 글로벌 기획사로서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IT기술과 엔터 산업이 결합, 위버스와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음악 산업의 주도권을 하이브가 잡고 있다"며 "기업 가치는 상단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잠재력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가 지속되는 동안 코로나 이후 월드투어에 파급력이 있는 아티스트 라인업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국내외 탑티어 아티스트 라인업으로 투어를 개최한다면 하이브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더 가파르게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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