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던 반도체가 예상치 못한 사고로 주춤한 사이 이른바 '보복소비 효과'가 폭발한 스마트폰과 가전이 오랜만에 실적을 떠받치면서 삼두마차의 사업구조가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달 전 8조4000억원대에서 3000억원 가까이 올랐다.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의 가동중단 사태 등으로 반도체부문의 실적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사업을 총괄하는 IM(IT&모바일)부문과 가전 중심의 CE(소비자가전)부문이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21. /사진제공=삼성전자
이 시각 인기 뉴스
전문가들은 올 들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보복소비 심리'가 스마트폰과 가전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TV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3월 현재 유통업체 재고와 TV 제조업체의 재고가 60% 수준에도 못 미칠 정도"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2017년 반도체 슈퍼호황기 이후 이어졌던 반도체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가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슈퍼호황기가 지나가면서 2019년 들어 분기 영업이익이 6조~7조원대로 반토막났던 것을 감안할 때 올 1분기 실적이 9조원 가까운 시장 전망치 수준만 나와도 IM부문과 CE부문이 떠받친 성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내부 사정에 밝은 재계 한 인사는 "반도체 슈퍼호황 당시에도 반도체에 의존한 반쪽 성장에 대한 우려가 적잖았던 게 사실"이라며 "3개 사업부가 서로 보완하면서 전체 실적을 이끌어가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오랜만에 효과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부문의 실적은 미국 오스틴공장 가동중단 사태와 파운드리 선단공정의 수율 차질,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공장의 생산량 확대 작업에 따른 초기비용 부담 등으로 주춤한 것으로 분석된다. 원화 강세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부문 특성상 실적을 깎아내린 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