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의 반기업 정서, 진단과 해법 심포지엄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지난해부터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기업 규제 입법 강행 원인을 ‘반기업정서’로 지목한 뒤 "우리나라 반기업정서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도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기업에 대한 왜곡된 인식 개선에 모든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경총이 1일 마련한 '한국의 반기업정서, 원인진단과 개선방안' 심포지엄에서다. 실제로 경총이 최근 실시한 '반기업정서 기업 인식조사'에서도 기업의 93.6%가 반기업정서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반기업정서의 원인과 해법’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기업의 본질적 개념에 대한 잘못된 지식과 일부 기업의 불법적 행동 때문에 갈수록 반기업정서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명예교수는 "정부권력이 클수록 기업의 정치 리스크는 커진다"며 "대통령에게 잘못 보이면 어떤 기업이든 하루 아침에 날아갈 수 있을 만큼 한국의 정치권력은 대단히 크다는 측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게 정부 권력을 줄이고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및 주요 참석자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의 반기업 정서, 진단과 해법 심포지엄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양세영 세한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선 정국에 반기업정서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개별 정치인들이 재벌개혁 이슈 등을 정략적으로 활용하고 기업규제 성향의 공약과 정책을 입안하면서 반기업정서 해소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경제단체가 주도해 지속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언론도 드라마 등을 통해 기업과 기업인들에 대해 과장되고 편향된 이미지가 확산되지 않도록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승욱 한국제도·경제학회 회장은 자유민주주의는 필연적으로 반자본주의의 함정을 벗아나기 어렵다는 미국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의 주장을 언급하면서 "기업은 시장실패를 교정하는 민간조직"이라며 "기업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경제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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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반기업정서 해소를 위해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가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기업을 지도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기업은 규모와 능력에 맞게 사회적 책임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역할을 해야 하며, 시민사회는 일부 단체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까지 적극적인 소통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손 회장은 "기업을 정확히 바라보고 공정하게 평가하는 것은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과제"라며 "경제계를 대표해 기업을 신뢰하는 기업정서를 만들기 위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엔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해 축사를 하고, 반기업정서는 우리 사회가 풀어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