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품에 달려가던 7세 소녀도 총격 사망…미얀마의 눈물

머니투데이 김채영 기자 2021.03.2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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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미얀마의 수도 양곤에서 벌어진 군부 반대 시위 진압 현장./ 사진= 로이터통신/뉴스1지난 4일 미얀마의 수도 양곤에서 벌어진 군부 반대 시위 진압 현장./ 사진= 로이터통신/뉴스1


미얀마 군부의 무차별 총격에 무고한 7살 소녀가 목숨을 잃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7살 소녀가 군경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현지 장례업체 직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녀의 유가족은 사건 당시 아이가 집에 들이닥친 군경을 피해 아버지를 향해 달려가다 총을 맞았다고 밝혔다. 군부는 무기를 수색하기 위해 동네 집들을 하나씩 뒤지는 중이었다.



숨진 아이의 이름은 킨 묘 칫으로 미얀마 시위의 희생자 중 가장 어리다.

킨 묘 칫의 언니는 “당시 가족과 집에 있었는데 군경이 집 문을 발로 차고 들어왔다”며 “집에 들어와선 아버지에게 집에 또 누가 있는지 물었다”고 했다. “아버지가 없다고 하자 군경은 거짓말이라며 집을 뒤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 모습에 겁이 난 킨 묘 칫은 아버지에게 달려가 무릎에 앉으려 했고, 그 순간 군경이 총을 쏜 것이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킨 묘 칫의 아버지는 숨진 딸 아이의 마지막 말이 “아빠, 더는 못 견디겠어요. 너무 고통스러워요”였다고 전했다.

총에 맞은 킨 묘 칫을 안고 가족은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30분 뒤 아이는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군경들은 이날 총 8명을 사살했고, 이중에는 14살 소년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부는 지난 2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숨진 시위대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하지만 우리 군부에서도 9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이들을 평화 시위대라 부를 수 있겠느냐”며 시위대가 폭력과 무정부주의를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최근 시위 강도가 세지면서 시위 진압 수위를 높였다. 군부 측이 밝힌 시위대 사망자 수는 164명이다.

정치범지원협회(AAAP)는 현재까지 미얀마 시위 진압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은 261명이라고 밝혀 군부 측의 추산과 큰 차이를 보인다.

국제 아동인권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이중 최소 20명이 어린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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