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며칠 안남았는데...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사모펀드 한 곳 돌연 교체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1.03.25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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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3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판 뉴딜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의 추진동력 마련을 위해 앞으로 5년간 20조원 규모의 모자 펀드 조성, 이와 함께 뉴딜 기업의 특별 대출·보증을 위한 정책금융기관의 직접 투자, 민간금융회사의 투자 여건 개선 등을 통해 170조원+α 규모의 금융 지원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2020.9.3/뉴스1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3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판 뉴딜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의 추진동력 마련을 위해 앞으로 5년간 20조원 규모의 모자 펀드 조성, 이와 함께 뉴딜 기업의 특별 대출·보증을 위한 정책금융기관의 직접 투자, 민간금융회사의 투자 여건 개선 등을 통해 170조원+α 규모의 금융 지원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2020.9.3/뉴스1


한국형 뉴딜 사업에 투입하는 정부 주도 펀드 '국민참여정책형 뉴딜펀드'가 시작 전부터 삐걱거린다. 오는 29일 일반 투자자 모집을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고 사모펀드 운용사 중 한곳을 돌연 교체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 주도의 국민참여정책형 뉴딜펀드는 이달 29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공모펀드 투자자 모집을 시작한다.



이번에 판매되는 펀드의 총 목표 금액은 정부 재정 600억원, 공모펀드 1370억원, 하위펀드 운용사 최소 30억원 등을 포함해 총 2000억원 규모다.

국민참여형 뉴딜펀드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는 디지털 및 그린 뉴딜 분야 기업이 발행하는 지분, 메자닌 증권에 주로 투자하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다. 펀드 구조상 뉴딜 분야 투자에 전문성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를 선별해 분산투자한다. 여기에 정부 재정 자금이 후순위로 투자돼 펀드 투자자의 손실을 방어해주는 구조로 설계됐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IBK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상위 5개 운용사에서 모집한 공모펀드 자금과 정부 출자 자금인 재정펀드 자금 등이 하위운용사 10개 사모펀드에 각 200억원씩 투입된다.

지난달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은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하위운용사 9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선정된 곳은 △디에스자산운용 △밸류시스템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씨스퀘어자산운용 △오라이언자산운용 △지브이에이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펀드 2개) △파인밸류자산운용 △포커스자산운용이었다.

그런데 지난 22일 한국성장금융과 상위운용사들은 펀드 판매를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고 하위운용사 한 곳을 바꿨다. 씨스퀘어자산운용이 빠지고 차순위 후보였던 안다자산운용이 선정됐다. 한국성장금융 관계자는 "상위 운용사들과 협의한 뒤 교체를 결정했다"며 "운용상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참여정책형 뉴딜펀드 구조국민참여정책형 뉴딜펀드 구조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씨스퀘어가 뉴딜펀드 하위운용사로 선정된 이후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가 확정되면서 숏리스트(적격후보) 차순위였던 안다자산운용으로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제재의 정확한 사유는 공시 전까지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씨스퀘어자산운용이 최근 제재를 받은 게 맞다고 답했다.

안다자산운용이 뉴딜펀드와 동일한 구조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이번 재선정 과정의 주요 요인이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와 한국성장금융이 지난해 출시한 소부장펀드도 소부장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하위 사모펀드에 다시 분산투자하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 형태다. 4년간 환매가 금지되는 폐쇄형 펀드라는 점, 일반 국민투자자의 손실을 일정 부분 보전해준다는 점 등이 뉴딜펀드와 비슷하다.

한국성장금융 관계자는 "기업의 신규 자금 유입형태가 중요하다 보니 상장사 메자닌이나 신규투자를 잘하는 하우스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재)선정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안다자산운용도) 심사 대상이었기 때문에 검증절차를 이미 밟은 상태였고, 뉴딜펀드와 유사한 소부장 펀드를 운용하는 곳이기도 해 선정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처음 선정과정부터 씨스퀘어를 걸러내지 못한 것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이 뉴딜펀드 하위운용사를 최종 선정하면서 "운용사 선정시 경영안전성, 운용인력의 투자성과, 뉴딜분야 투자전략 등을 철저히 검증했다"고 밝혔는데, 검증 과정에서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처음 선정 당시부터 면밀하게 따져봤어야 했다"며 "경험이 있고 준비된 운용사로 바꾼다고 하지만 갑작스럽게 교체되는 것도 무리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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