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희 한국IBM 전무 /사진=한국IBM
우리나라 또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1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경력이 단절된 여성은 약 1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여성 중 42.5%는 육아 문제로 퇴사를 했다고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은 지난해 52.8%로 2019년 53.5%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아진 불확실성으로 인해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창의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더욱 절실해진 요즘, 직장 내 여성 인력의 감소는 자칫 조직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어 더욱 우려스럽다. 실제 여러 해외연구사례를 통해 밝혀진 바와 같이 여성 인재의 등용과 양성평등에 중점을 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더 높은 평균 수익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더 견실한 재무 성과를 나타냈을 뿐만 아니라 고객 및 직원들의 만족도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여성들의 근무 환경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양성평등을 증진해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또한 육아나 가족 돌봄 휴직 등으로 공백이 길어진 여성들에게 재교육이나 기술 훈련 등을 제공해 직장으로의 재진입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 IBM은 일부 국가에서 유급으로 재교육을 제공해, 최대 12개월 동안 일을 떠나있었던 여성 기술 전문가에게 다양한 교육 및 멘토링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일례로 매년 발표되는 ‘AI 부문 여성 리더’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복직 후 이런 재교육 및 기술 훈련 등을 통해 업계 최고의 전문가로 도약한 사례가 빈번하다.
마지막으로 조직 구성원들의 정신 건강을 수시로 점검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SK이노베이션이 운영하는 사내 상담센터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해 봄 이후 이용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고 한다. 이렇듯 직원들의 신체 건강과 안전에서 더 나아가 심리적 안정까지 챙긴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성 인력의 근속 연수를 늘리고 커리어 향상에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직원을 고려한 사내 제도들이 결국은 남성직원을 포함한 전 직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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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비즈니스 불확실성 등으로 직장 내 양성평등이 부수적인 문제가 되어버린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오히려 지금이 바로 양성평등을 위해 한걸음 내딛어야 할 때이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여성 인력의 관점에서 접근해 근무 환경과 기업 문화를 바꾸는 담대한 움직임을 주도하는 기업이 미래에는 더욱 균형 있는 발전을 이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