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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여성직원 근속이 기업 경쟁력 높인다

머니투데이 이현희 한국IBM 인사부 총괄(전무) 2021.04.0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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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희 한국IBM 전무 /사진=한국IBM이현희 한국IBM 전무 /사진=한국IBM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부터 전 세계 비즈니스는 산업을 불문하고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기업들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곧 직장인들의 일자리와 커리어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졌다. 특히 이번 팬데믹으로 전 세계의 많은 여성 직장인들이 갑작스런 경력단절을 경험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최근 미국 재무장관인 재닛 옐런은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위기가 여성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으며 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은 여성들에게 ‘영원한 낙인’이 되어 다시 노동시장으로 돌아오는데 큰 어려움을 줄 것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우리나라 또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1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경력이 단절된 여성은 약 1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여성 중 42.5%는 육아 문제로 퇴사를 했다고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은 지난해 52.8%로 2019년 53.5%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런 여성 직장인들의 갑작스런 경력단절과 피해사례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조직에서 고용과 관련한 불평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살펴보면 그렇지 못한 경우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IBM 기업가치연구소(IBV)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의 70%는 기업이나 조직 내 양성평등 문제를 여전히 우선순위 밖에 놓여진 것으로 나타났다. IBV의 또 다른 글로벌 보고서인 '여성, 리더십, 놓친 기회'는 설문조사에 참여한 여성 중 관리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여성의 비율이 2019년과 비교 시 직급에 따라 최대 5%까지 줄어든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높아진 불확실성으로 인해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창의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더욱 절실해진 요즘, 직장 내 여성 인력의 감소는 자칫 조직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어 더욱 우려스럽다. 실제 여러 해외연구사례를 통해 밝혀진 바와 같이 여성 인재의 등용과 양성평등에 중점을 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더 높은 평균 수익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더 견실한 재무 성과를 나타냈을 뿐만 아니라 고객 및 직원들의 만족도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여성들의 근무 환경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양성평등을 증진해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먼저, 재택근무 및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조직 내 근무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은 여성 인력을 보유하는 데 기여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임산부 단축 근무 프로그램 및 사내 보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여성 인력이 편안하게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런 다양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30대 기업 중 가장 여성 임원의 비율이 높은 기업으로 등극했다.

또한 육아나 가족 돌봄 휴직 등으로 공백이 길어진 여성들에게 재교육이나 기술 훈련 등을 제공해 직장으로의 재진입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 IBM은 일부 국가에서 유급으로 재교육을 제공해, 최대 12개월 동안 일을 떠나있었던 여성 기술 전문가에게 다양한 교육 및 멘토링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일례로 매년 발표되는 ‘AI 부문 여성 리더’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복직 후 이런 재교육 및 기술 훈련 등을 통해 업계 최고의 전문가로 도약한 사례가 빈번하다.


마지막으로 조직 구성원들의 정신 건강을 수시로 점검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SK이노베이션이 운영하는 사내 상담센터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해 봄 이후 이용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고 한다. 이렇듯 직원들의 신체 건강과 안전에서 더 나아가 심리적 안정까지 챙긴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성 인력의 근속 연수를 늘리고 커리어 향상에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직원을 고려한 사내 제도들이 결국은 남성직원을 포함한 전 직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비즈니스 불확실성 등으로 직장 내 양성평등이 부수적인 문제가 되어버린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오히려 지금이 바로 양성평등을 위해 한걸음 내딛어야 할 때이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여성 인력의 관점에서 접근해 근무 환경과 기업 문화를 바꾸는 담대한 움직임을 주도하는 기업이 미래에는 더욱 균형 있는 발전을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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