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대박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웃는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1.03.20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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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대박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웃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 (57,400원 ▼100 -0.17%)가 IPO(기업공개)와 '따상'(상장 첫 날 공모가의 2배 가격에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화제를 모으며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높은 관심에서 확인했듯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단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제조 경쟁력을 갖춘 위탁생산 기업이 귀해졌다. 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제조에 글로벌 위탁생산 설비가 대거 투입되면서 그외 다른 의약품 생산능력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 영역엔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국내 대표적인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 (770,000원 ▼10,000 -1.28%) 등 제조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성장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 직후 주가 급등으로 기업가치가 공모 때보다 2배 이상 상승하면서 백신 및 위탁생산 관련 기업의 밸류에이션 상승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 기업의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위탁생산 시장은 꾸준한 신약 및 의약품 개발, 글로벌 제약사의 제조 아웃소싱 확대, 코로나19 등 감염병 치료제 및 백신 수요 증가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위탁생산 시장 규모는 2019년 119억달러(약 13조5000억원)에서 2025년 253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생산량 증가에 따라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 전반적으로 제조 역량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면서 위탁생산 시장이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한 데 이어 노바백스 백신 생산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8월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 이후 원액 생산을 시작했고, 완제품 생산을 위해 지난 2월 기술이전 뒤 설비 추가 작업을 실시했다.

아직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사용 허가가 승인되지 않았지만, 허가 승인 여부에 따라 올 2분기 완제품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위탁생산뿐 아니라 위탁개발생산(CDMO)으로 영역을 확장했고, 코로나19 백신 외 제품에 대한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일라이릴리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생산하며 지난해 4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의약품 위탁생산 공급 부족이 부각되면서 수주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항체 의약품 중심의 사업 구조를 앞으로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백신 등 신약 분야로 다각화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단 계획이다.

백신 강자 GC녹십자, 국내 대표 제약 회사 한미약품도 시장 환경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GC녹십자 (111,900원 ▲800 +0.72%)는 이미 국제민간기구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을 위한 사전 계약을 체결했고, 최근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국내 유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또 이달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코비박' 연구진과 만남이 예정돼 있다.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이 성사될 경우 추가적인 기업가치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 (310,500원 ▲500 +0.16%)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1월 JP모건 컨퍼런스에서 평택 바이오 공장을 통해 백신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수주 소식은 없지만, 백신 위탁생산에 나설 경우 실적 성장이 가속화 될 수 있다.

바이오 시밀러(복제약)와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은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선 이미 상용화됐고,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수출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수출이 시작될 경우 올해 가파른 실적 성장이 가능하다. 증권가에선 렉키로나의 가치를 10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백신과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생산 계약 급증은 이례적인 이벤트지만, 이로 인해 기존 의약품의 위탁생산 시설도 부족해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의약품 시장 성장, 글로벌 대형 제약사 및 신규 바이오텍의 위탁생산에 대한 비중 증가 등으로 코로나19 이후에도 의약품 위탁생산 산업은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공급이 부족한 상황으로, 제조 설비와 생산 역량을 갖춘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 기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생산은 그 자체로 실적에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업화 경험을 토대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 시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주도했는데, 지난해 상장한 SK바이오팜과 최근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부각되는 등 대기업 계열 주요 플레이어가 추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를 통해 국내 바이오 의약품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시장 신뢰 및 투자 기회 확대, 전체적인 시장 성장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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