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의 난이 아니다" 표 대결 앞두고 주주설득 나선 박철완 상무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3.1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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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단상 가운데)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호석유화학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단상 가운데)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호석유화학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번 주주제안은 가족간 분쟁이거나 조카의 난이 아니란 점을 명확히 말씀드리고 싶다. 조직 구성원이자 주주의 한 사람으로 하게 된 것이다."

경영권 분쟁 중인 박철완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 상무가 11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본격 우호세력 모으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박 상무는 본인이 사외이사로 추천한 이병남 전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오피스 대표, 최정현 이화여대 환경공학 교수와 함께 회견장에 나섰다

박 상무의 첫 기자회견에서는 약 30분 동안 시장에서 제기됐던 여러 의혹들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그는 △회사 내 의견개진 방식이 아닌 주주제안의 방식을 택한 점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과의 불화설 △과다 배당에 대한 우려 △소유와 경영 분리에 대한 견해를 직접 밝혔다.



이날 박 상무는 금호리조트 인수 중단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내걸었다. 그는 "금호리조트는 금호석화에 어떤 사업분야와도 연관성이 없고 시너지를 발생할 수 없는데다 경쟁자보다 현격히 높은 가격으로 인수가 결정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회사 내 임원으로서 이번 주주제안 전 인수 반대 의사를 회사에 전달친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사회 구성원이 아닌데다 최고경영진과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나 창구가 존재치 않았다"며 "건설적 비평을 하고 싶지만 그런 조직·채널이 없었단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이번 주주제안의 배경이 삼촌과의 오랜 앙금 때문이라거나 본인이 경영에 참여하고 싶었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물건너갔기 때문이란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도 직접 입 열었다.


그는 "10년간 고민해 온 결과물을 말씀드리게 된 것"이라며 "10년간 소통 창구가 없었다는 점이 아쉽고 내부적 이슈가 밖으로 왜곡 보도된 것 자체는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삼촌인 박 회장과 불화설을 직접 인정한 것은 아니더라도 소원했던 건 사실임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예상치 못한 코로나 특수로 회사가 영업적으로 큰 성과를 이룬 지금 시점이 앞으로 50년, 100년을 생각했을 때 전환할 수 있는 타이밍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현재에 안주하면 안되고 잘 되는 시점을 이용해 모멘텀을 살려 새 투자를 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저는 금호석화에 온지 12년 정도 된 사람"이라며 "12년 간 많은 임직원들과 교류하면서 갖게된 석유화학에 대한 충정이 이런 결정을 한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배당 확대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그는 "장기적이고 안정적 배당 정책을 시장과 공유해야 이해관계자들이 긍정적 신호를 가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회사가 어떤 좋은 투자기회가 있거나 영업 현금흐름에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고배당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조정되는 게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당기순이익 중 시설투자를 늘리거나 운전자본에 들어가는 비용을 제외하고 잉여로 창출되는 몫 중 50% 수준의 배당을 유지하는 게 적당하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경영과 소유를 분리하겠다는 뜻도 내놨다. 회사로 영입할 전문경영인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단 설명이다.

박 상무는 "투명한 이사회를 거쳐 전문 경영인을 회사로 영입해 실제 얼마나 수익성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 시너지 등에 대해 발전된 논의를 해봐야 한다"며 "여러 아이디어가 있지만 초기 단계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스탠다드 기업들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한다"며 "글로벌 감각이 있고 M&A 경험이 있는 분들이 회사로 들어와 사업 기회를 발굴해주는 역할을 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카의 난이 아니다" 표 대결 앞두고 주주설득 나선 박철완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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