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뻥튀기·허위공시 논란 이어 '불법제조'…K-바이오 '휘청'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1.03.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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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12일 열린 '하이 코리아 인베스트 페어 2013' 기업설명 세션에서 이혁종 바이넥스 사장(당시 전무)이 발표하고 있다. / 사진제공=보건산업진흥원2013년 9월 12일 열린 '하이 코리아 인베스트 페어 2013' 기업설명 세션에서 이혁종 바이넥스 사장(당시 전무)이 발표하고 있다. / 사진제공=보건산업진흥원


'바이넥스 쇼크'에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행정조치가 나올 수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선 바이넥스 사태의 후폭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전반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식시장에선 바이오 업종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올해 들어 씨젠의 매출 부풀리기에 따른 징계 조치, 에이치엘비 허위공시 의혹 논란에 이어 바이넥스 사태까지 불거지며 K바이오 위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식약처는 바이넥스 (13,490원 ▼100 -0.74%)가 의약품 생산 과정에서 규정을 어긴 행위가 엄중하다고 판단, 조사를 진행 중이다.



식약처는 이미 바이넥스의 38개 품목에 대한 잠정 제조 및 판매 중지, 회수 조치를 내렸다. 현재 제조소에 대한 현장 조사 등을 통해 추가 제재 조치를 검토 중이다. 바이넥스는 의약품 제조 과정에서 원료 함량을 변경하거나 승인받지 않은 성분을 함유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바이넥스에 대해 현장 조사 등을 통해 추가적인 위법 행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아직 조사 초기 단계지만, 변경허가를 받지 않고 의약품 용량을 다르게 사용해 제조한 데 대해 매우 위중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행정처분이 가능할 수 있다"며 "약사법 위반 등 여러 각도에서 조사를 한 뒤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당혹스럽단 반응이다. 사람이 먹는 약의 제조 과정에서 규정을 어긴 행위는 한 개별 회사의 가벼운 일탈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바이넥스의 사태를 심각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 협회 차원에서 바이넥스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파악 결과에 따라 회원사인 바이넥스에 페널티를 주는 방안도 거론될 수 있다.

앞서 국내 대표 진단 기업 씨젠 (21,900원 0.00%)의 회계 부정에 따른 금융당국의 제재 조치, 시가총액 수조원의 대형 신약 기업 에이치엘비 (110,100원 ▲500 +0.46%)의 허위공시 논란이 불거진 뒤라 바이넥스 사태가 산업 생태계 신뢰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대한 신뢰 하락은 자본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유한양행, 한미약품, 녹십자, 씨젠, 제넥신 등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이 포함된 KRX헬스케어지수는 올해 들어 20% 이상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엄격한 국내 의약품 제조관리기준(GMP)을 고려하면 바이넥스의 위법 행위는 상식에 어긋나는 지극히 이례적인 일로 파악된다"며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로 관련업계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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