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반사이익 본 손보업계, 구멍난 일반보험 어쩌나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21.03.08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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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반사이익 본 손보업계, 구멍난 일반보험 어쩌나


손해보험업계가 지난해 코로나19(COVID-19)의 반사이익으로 실적이 좋아졌지만 일반손해보험(이하 일반보험) 부문에서는 고전했다. 주요 손해보험사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일제히 높아져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해 일반보험 손해율이 81.6%로 전년(74.2%)보다 크게 높아졌다. 삼성화재의 일반보험 손해율이 80%를 넘어선 것은 창립 이래 유례가 없던 일이다. 일반보험은 통상 손해율이 80%를 넘으면 적자로 본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일반보험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도 100.3%를 기록해 사실상 처음으로 100%를 넘겼다.



삼성화재 뿐만 아니다. 현대해상도 지난해 손해율 71%로 전년(66.3%)에 비해 악화됐고, KB손해보험은 86.9%로 전년(75.7%) 대비 상승 폭이 주요 손보사 중 가장 컸다.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도 각각 70.7%, 78.1%를 기록했다.

일반보험이란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보험기간이 2년 이상인 상품)을 제외한 손해보험상품으로 화재보험, 해상보험, 배상책임보험 등 재산보험과 주로 기업성 보험을 말한다. 해외에서는 일반보험이 손해보험시장의 주력인 반면 국내에서는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전체의 10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시장규모는 2019년 기준 9조9000억원(보증보험 포함)대이며, 지난해에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손보업계는 지난 2017년부터 그간 상대적으로 위축됐던 일반보험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각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하는 판단요율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지난해 집중호우, 태풍, 화재 등 예상치 못한 대형사고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역대급 손실을 피해가지 못했다. 일부 보험사는 보유손해액 기준 1억원 이상의 고액 사고가 전년에 비해 40% 가량 급증했고, 연간 한 건도 안 생기던 보유손해액 40억원 이상의 초대형 사고도 다수 발생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매년 적자에 시달리던 자동차보험이나 실손의료보험 등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뜻하지 않은 반사이익으로 실적이 개선됐지만 일반보험은 오히려 타격이 컸다"며 "특히 기업성보험의 손실이 컸던 만큼 손해율 안정화를 위해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긴급 안전진단과 함께 위험관리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대형사고로 인한 일시적인 손해이기 때문에 올해는 손해율이 개선될 것으로 보지만 자연재해 위험 등급지별 인수 기준 등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반보험 시장 성장률은 지난 2013~2015년만 해도 평균 -5%대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2018년 5.1% 성장을 기록한 뒤 2019년 5%, 2020년 9.3% 성장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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