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쌍용차" 오늘 평택공장 생산 재개…P플랜은 여전히 안갯속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2021.03.0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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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쌍용자동차/사진제공=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의 평택공장이 오늘(2일) 가동을 재개했다. 납품을 중단했던 일부 부품 협력사와 극적으로 타결하면서다. 쌍용차 (6,030원 ▲30 +0.50%)는 마지막 관문인 'P플랜(단기법정관리·Pre-packaged Plan)' 시행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쌍용차는 일부 부품협력사들의 부품 납품 거부로 인해 중단됐던 평택 및 창원공장 생산라인을 재가동한다고 2일 밝혔다. 쌍용차가 해당 협력사들과 지난달부터 지속적으로 협의한 게 결실을 맺은 것이다.



부품 협력사들도 평택공장 출입구에 정상화를 기원하는 현수막을 내걸면서 쌍용차 응원전에 나섰다. 만도, LG전자, 현대모비스, 포스코, 현대트랜시스 등이다. 현대모비스는 쌍용차의 대표 SUV '코란도'의 이름을 딴 응원 문구를 만들기도 했다.

2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쌍용자동차 공장 출입구. 현대모비스는 쌍용차의 대표 SUV '코란도'의 이름을 딴 응원 문구를 게시했다./사진제공=쌍용자동차2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쌍용자동차 공장 출입구. 현대모비스는 쌍용차의 대표 SUV '코란도'의 이름을 딴 응원 문구를 게시했다./사진제공=쌍용자동차
공장 가동이 다시 시작됐지만 아직 쌍용차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법원의 법정 회생개시 명령 이전에 P플랜 관련 사전회생계획을 제출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먼저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투자자인 미국 HAAH오토모티브를 설득해야 한다.



처음 계획은 지난달 HAAH오토모티브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산은 등의 동의를 받아 이달 초 P플랜을 신청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협력업체들의 납품 거부가 발목을 잡았다.

이후 쌍용차는 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와 만나 결제대음 유예를 요청하는 한편 P플랜 가동 동의를 얻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法 "P플랜 제출까지 회생절차 개시 결정 보류"…'시간적 여유' 생긴 쌍용차
(평택=뉴스1) 조태형 기자 = 쌍용자동차가 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한 가운데 22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출고사무소에 출고를 앞둔 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0.12.22/뉴스1(평택=뉴스1) 조태형 기자 = 쌍용자동차가 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한 가운데 22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출고사무소에 출고를 앞둔 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0.12.22/뉴스1
우선 쌍용차에 시간적 여유는 생겼다. 법원이 회생개시 시점을 P플랜 제출 이후로 유예해주면서다. 법원은 지난달 말까지 기한이 예정됐던 ARS(자율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을 연장해준다는 입장을 쌍용차에 전달했다.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 25일 법원으로부터 "이해관계자 간의 협의가 지속되고 있는 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보류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 사실상 현재 준비 중인 P플랜이 제출될 때까지 ARS 기한을 연장해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잠재적 투자자 미국 HAAH오토모티브는 쌍용차에 2억5000억만달러(약 2800억원)를 투자하겠다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신차 개발 시간 등을 고려해 2년 정도를 버틸 수 있는 여유자금만 마련되면 미국 등 해외 판매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다만 산은이 이에 상응하는 투자금을 수혈해줘야 P플랜에 동의할 수 있다는 조건을 걸었다.

쌍용차 사업성 의문 제기하는 산은…"P플랜 위해선 HAAH오토모티브, 산은 전부 설득해야"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2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사회를 거쳐 이날 오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쌍용차는 재무 상황 악화로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금 1650억원을 갚지 못한 상태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영업소 모습. 2020. 12.21/뉴스1(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2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사회를 거쳐 이날 오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쌍용차는 재무 상황 악화로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금 1650억원을 갚지 못한 상태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영업소 모습. 2020. 12.21/뉴스1
하지만 산은은 이같은 HAAH오토모티브의 계획이 지속가능성과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자금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내연기관차(ICE) 기술은 경쟁력이 있지만 전기차 등 미래차 산업 관련 기술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달 공장 가동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HAAH오토모티브도 투자 계획을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평택공장이 지난달 가동한 기간은 3일에 불과하다.

쌍용차는 협력업체와 HAAH오토모티브, 산은 모두를 설득해야 하는 처지다. 어느 한 곳이라도 입장을 돌리지 않으면 막힌 투자 자금이 돌지 않아 P플랜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사전회생계획 제출 데드라인을 이달 중순까지로 보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생산라인을 재가동해 미 출고 물량을 조속히 해소하겠다"며 "P플랜 설득을 위해 관련 이해관계자와 협의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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