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GIO' 이름표 단 이해진 최대 성과…1억5천만명 이용자로 뭘 할까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가진 합작법인 'A홀딩스'가 1일 정식 출범했다. 2019년 11월 라인과 야후재팬이 경영통합 추진을 발표한 지 약 1년 4개월 만이다. A홀딩스는 산하에 중간 지주사 'Z홀딩스'를 두고 있고, Z홀딩스는 라인과 야후재팬의 지분 100%씩 보유한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미야우치 겐 소프트뱅크 대표와 A홀딩스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사실상 이 GIO가 A홀딩스의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구조다. A홀딩스 이사회는 이해진 GIO, 미야우치 켄 소프트뱅크 CEO, 황인준 라인 최고재무책임자(CFO), 후지하라 가즈히코 소프트뱅크 CFO, 코시바 미츠 노부 JSR코퍼레이션 이사회 의장(사외이사)으로 구성됐다. 의장은 미야우치 켄 CEO다.
업계에서는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IT기업간 경영통합 모델이라는 점을 주목한다. 라인과 야후재팬의 통합은 일본 내 최대 메신저 업체와 검색포털의 결합이다. 국내로 치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합친 셈이다. 월간 활성이용자(MAU)가 약 8600만명이 넘는 라인은 일본에선 ‘국민 메신저’로 통한다. 야후재팬은 일본 2위 검색 서비스로 월 이용자가 약 6700만명이다. 이번 통합으로 1억500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한 셈이다.
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는 양사간 출혈 경쟁이 시너지로 탈바꿈한다. 라인과 야후재팬은 ‘라인페이(약 3700만명)’와 ‘페이페이(약 1900만명)’로 일본 간편결제시장 선점 경쟁을 펼쳐왔다. 각자 사용자 유치를 위해 대규모 마케팅에 나섰다. 앞으로는 간편결제 통합이나 연동을 단행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비용 부담은 줄일 수 있다. 라인은 동남아에서 이미 라인페이를 운영중이고, 태국 등에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며 핀테크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어 아시아 진출에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야후재팬에 네이버 AI 기술 투입될 듯…5년간 AI 엔지니어 5000명 증원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신성장동력으로 점 찍은 인공지능(AI) 영역에서도 의미있는 결과가 예상된다. 네이버의 검색 기술력과 성공 노하우가 야후재팬에 접목되면서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고도화 등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야후재팬이 구글의 검색엔진을 활용해 온 것과 달리, 네이버와 라인은 검색 기술과 AI 기술을 모두 자체 개발해 왔다.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랩스에 AI 인재들이 대거 포진된 점도 기대감을 부풀린다. AI를 강조해온 손 회장이 네이버의 우수한 AI 기술과 인력을 보고 통합을 결정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Z홀딩스는 향후 5년간 약 5조3000억원의 투자와 함께 약 5000명의 AI 분야 엔지니어를 증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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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및 숙박 예약 서비스에도 AI를 적용한다. '야후 맵스'와 '잇큐.com 레스토랑' 등의 예약에 AI를 다방면으로 활용해 사용자 매칭 정확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음식배달 서비스 '데마에칸'이 보유한 일본 최대 규모의 배달 인프라 활용도 검토해 향후 Z홀딩스가 전개할 서비스의 배송 편의성을 높이는데 반영한다.
A홀딩스가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의 발판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업계에서는 A홀딩스가 초기엔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 주력한 후 장기적으로 구글·페이스북과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이 주도하는 미·중 인터넷 시장을 겨냥할 것으로 본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는 "라인이나 야후재팬 양쪽 모두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택한 것으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는 궁합"이라며 "동남아에서 강력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라인과 신사업을 위한 야후재팬의 자본이 만나 구글 등과의 경쟁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