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2년만에 나섰지만…성과급 불만 못 재웠다(종합)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21.02.2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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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2년 만에 직원들과의 직접 소통에 나섰지만 성과급 불만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이 GIO는 글로벌 도전전략과 스톡옵션 행사기일 등 미래의 구상을 얘기했지만, 노동조합은 여전히 현재의 보상에 방점을 두고 반발했다.

네이버는 25일 오후 이 GIO와 한성숙 대표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전 직원과 보상철학을 공유하고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해 질의응답 하는 '컴패니언 데이'(Companion day)를 진행했다. 3000명이 넘는 임직원이 사내 인트라를 이용해 접속했다.



이 GIO는 이날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 청사진을 살짝 공개했다. 이 GIO는 "사업을 위해 재무적 투자가 아닌 전략적 투자를 중심으로 늘 고민한다"며 "투자 등 글로벌 도전전략에 대해서는 우리 2주 후에 만나자"고 말했다.

네이버는 최근 북미권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6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글로벌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GIO의 발언은 콘텐츠 분야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공격적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해석된다.



성과급 논란에 스톡옵션, 장기 보상으로 응수…한성숙 "업계 최고"
한성숙 네이버 대표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한성숙 네이버 대표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성과급 논란에 대해서는 스톡옵션을 통한 장기적 성장을 강조했다. 앞서 네이버 노조는 6일 전체 임직원에게 '성과급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 성과급 논란에 불을 지폈다. 지난해 매출이 21.8% 성장하며 5조3041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성과급 지급은 이에 못 미쳤다는 주장이다.

오는 27일부터 스톡옵션 행사가 가능하다고 밝힌 이 GIO는 "올해 진심으로 가장 기쁜 일 중 하나는 직원들이 과거에 만들었던 성과에 대해 처음으로 그 밸류를 스톡옵션을 통해 주주뿐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나누게 된 점"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2019년부터 매년 전 직원에게 부여한 스톡옵션으로 1인당 1900만원 이상의 차익실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GIO의 바통을 이어받은 한 대표 역시 성과급 논란에 대해 장기적 보상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직원들도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연봉과 인센티브 외에도 타 기업과 다르게 시가총액 규모가 매우 큰 상장사로서는 드문 '전 직원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했다"며 "수년 전 도전이 외부로 결실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주가'도 올라 주주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상장사로서는 유례없는 보상 구조를 도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즉각적인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보상이 추가적으로 필요하고, 이를 위해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성장을 위한 '움직임'을 보여준 조직을 중심으로 보상했다"고 설명했다. 단기간에 매출이 늘지 않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속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 "소통 빙자한 일방적 소통"…지급 금액·비율 공개 압박
/사진=뉴스1/사진=뉴스1
이런 경영진의 설명에 노조 측은 즉각 성명을 내고 반발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소속인 네이버 노조는 "소통을 빙자한 회사의 일방적인 의사소통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회사 측의 일방적인 입장 전달 외에 어떤 것도 사우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않았다"며 운영 법인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 확대 개최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성과급 지급 금액과 비율을 정확한 수치로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노조 관계자는 "많은 사우가 실시간으로 질문을 보냈음에도 답변하기 유리한 것만 고르고, '업계 최고'임을 주장하기 위해 예시로 든 사례는 일관된 기준도 없이 회사의 논리에 유리한 방향으로 취사선택했다"며 "'답답함만 가중됐다',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할 거면 사전 질문은 왜 받았나' 등의 의견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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