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검찰개혁과 검경 수사권 조정에 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 2019.10.4/뉴스1
임 검사는 지난해 9월 신설된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으로 임명됐다. 대검 감찰부에는 1과∙2과∙3과가 있다. 감찰 1과는 직무를 감찰하고 3과는 고위 검사를 전담한다. 그러다보니 감찰 1과∙3과 감찰관에는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직무대리를 내는 경우가 많다. 감찰2과는 사무를 감사하는 과로 수사권이 필요 없다.
법무부는 임 검사 발령에 대해 '검찰개혁을 위한 감찰기능 강화'라고 말했다. 내부 감찰 도중 범죄 혐의가 의심되면 즉시 수사를 개시해 검찰 내 비위 등을 밝혀내겠다는 취지다.
게다가 최근에는 검찰개혁 2단계로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를 추진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 폐지하겠다는 방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례적 발령을 통해 임 검사에게 수사권한을 부여한 것은 검찰개혁보다 다른 목적이 있다는 해석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임 검사 발령은 모종의 미션이 있을 것이란 점이 분명하다"고 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임 검사의 발령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관련있다고 본다. 임 검사는 대검에서 한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사건 수사팀의 강압수사 및 위증교사 의혹을 감찰해왔다. 임 검사에게 수사권을 부여해 한 전 총리 사건 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기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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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일 경우 공수처와 충돌 우려도 해소된다. 한 전 총리 사건 공소시효는 내달 22일이다. 아직 수사팀 선발 단계에 있는 공수처는 4월에나 첫 사건 착수가 가능하다. 공수처가 본격 가동되기 전 수사를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사건이 이첩될 가능성도 없다.
임 검사는 발령 당일 자신의 SNS에 "여전히 첩첩산중이지만 등산화 한 켤레는 장만한 듯 든든하다. 계속 가보겠다"고 썼다. 임 검사가 오르는 산이 어디인지 드러날 날이 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