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실적 효과? '대우건설' 주식 쓸어담는 외국인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1.02.24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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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대우건설 본사 전경. /사진제공=대우건설을지로 대우건설 본사 전경. /사진제공=대우건설


최근 주식 시장에서 대우건설 (3,675원 0.00%)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목도가 높아졌다. 지난해 7월 이후 순매도세였다가 최근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2~3년째 4000원~5000원 박스권에 머물던 주가도 올해 초 6000원대로 올라선 뒤 주식시장 약세 국면에서도 유지되는 분위기다.

실적개선 주효했나…개인·기관 판 주식 외국인이 10일째 순매수
2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11거래일 연속 대우건설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약 300만주의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해 7월 약 14%였던 대우건설의 외인 투자 비중은 순매도세로 연초 6%대까지 하락한 뒤 최근 순매수세에 힘입어 8.6%로 반등했다. 다른 건설사와 비교해 연초 고점 대비 주가 낙폭이 크지 않은 이유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실적이 크게 개선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8조1367억원, 영업이익 5583억원의 경영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3% 증가했다.



주택분양 호조와 해외사업 손실감축으로 삼성물산 건설부문(5310억원), 현대건설(5490억원)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 이익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6.9%를 기록했다.

향후 실적 전망도 밝다. 올해 국내 주택사업과 해외 프로젝트를 통해 매출 9조8000억원, 신규수주 11조2000억원이 예상된다.

국내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3만4971가구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3만가구 이상 공급할 예정이다. 둔촌주공 재건축, 행당7구역⋅장위10구역 재개발 등 서울 시내에만 약 7800가구 분양 계획이 잡혔다. 해외 사업도 베트남 신도시 개발(THT), 이라크 알포 신항만 등 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투자업계 목표 주가 상향 조정…재매각 앞두고 주가 더 오를까
1월 말 실적 공개 이후 투자 업계에서도 긍정적 평가가 많아졌다. 목표 주가를 7000원~8000원대로 높인 증권사들도 적지 않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올해부터 주택을 포함한 전부분 완연한 성장 시기 도래로 매출액 두자리수 성장과 급격한 이익 개선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했다.

매각 등 외부 변수도 주가 상승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대우건설의 매각 이슈가 올해 연말부터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2018년 호반건설이 인수자로 나섰으나 해외사업장 손실 문제로 딜이 무산된 전력이 있지만 최근 실적 호조로 다시 M&A(인수·합병) 시장에서 매력이 높아졌다.

채권단은 당시 대우건설 지분 50.75%를 1조6000억원(주당 7700원)에 매각할 계획이었다. 산은은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대우건설을 주당 1만5000원에 인수했다. 공적자금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꾸준한 실적 개선을 통해 주가 상승을 도모해야 한다.

2년 전 재매각 구원투수로 영입한 김형 대표이사의 임기는 올해 6월 종료된다. 연임 여부는 오는 4월 예정된 이사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실적 호조로 연입 가능성이 거론되나, 채권단 관리 체제에선 사장이 연임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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