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상의회장에 거는 기대[오동희의 思見]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1.02.2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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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과 최태원 신임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서울상의 의원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과 최태원 신임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서울상의 의원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선임 전단계인 서울상의회장에 공식 선임되면서 그의 활약에 대한 재계의 기대가 높다. 최 회장은 이로써 내달 24일 열리는 대한상공회의소 총회에서 대한상의 회장에 선임되는 공식절차만 남겨뒀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상의회장 선임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엄중한 시기에 참 무거운 직책을 맡았다고 생각을 한다"며 "나름대로 힘을 다해서 경제계 발전과 사회발전에 이바지하도록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점 과제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은 제가 서울상공회의소에 오늘 왔기 때문에…다음번에 좀더 정식(으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취임되면 그때 얘기하도록 하겠다"고 말을 삼가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최 회장은 내달 24일 대한상의 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되기 전까지 약 한달간 상의에 대한 기본적인 업무를 파악하고, 전국 71개 지역 상의 회장들과의 만남을 통해 현안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137년 역사의 전국적 단위의 법정 경제단체인 대한상의 회장에 취임에 앞서 지역 상의 회장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지역 기업 현안을 파악하는 것도 회장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최 회장의 부친인 고 최종현 SK 창업 회장도 이 같은 지역상의인 수원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적이 있다.

최 회장이 맡게 될 대한상의는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대기업 중심의 단체나 중견기업연합회나 중소기업중앙회 등 중견 중소기업 단체들을 아우르는 의미가 있는 경제단체다.

18만 대·중소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어느 한쪽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하기 힘든 특징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전임 서울상의회장이었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는 3월 24일 임기만료) 재임시 타 경제단체와 한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그 만큼 대한상의 회장은 갈등 조정의 중심에 서 있는 힘든 자리다.

현재 최 회장 앞에는 경제계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기업규제3법과 중대재해처벌법, 협력이익공유제 등 정치권으로부터 불어오는 각종 규제입법에 대응하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커지고 있는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 등도 같이 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최 회장이 SK 그룹에서 관심 있게 추진해왔던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이를 확산하는 노력도 함께 해 나가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최 회장을 처음 본 사람들은 "사진에서 굳어 있는 모습보다 훨씬 잘 웃고, 얘기를 잘하는 밝은 모습이 좋았다"며 먼저 다가가는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한 그룹의 총수가 아니라 한국 대표 경제단체 회장으로서 주변의 이야기는 더 많이 듣고, 말에는 더 신중한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더 나아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국민들이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앞서 이끌어 주기를 바라는 게 재계의 소망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서울상의 의원총회의 회장 수락 인사에서 "견마지로를 다하겠다"고 했다. 한국 대표 기업을 이끌던 그가 상공인들의 대변자로서 큰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한다.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부국장)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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