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만 팔로워' 인스타 스타, 북한 해커 자금 세탁원이었다

머니투데이 김현지B 기자 2021.02.2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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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출신 SNS 인플루언서 '허쉬퍼피'의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캡처.나이지리아 출신 SNS 인플루언서 '허쉬퍼피'의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캡처.


나이지리아의 소셜미디어(SNS) 유명인사가 북한 해커들의 자금 세탁을 도운 정황이 드러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인 라몬 올로룬와 압바스(Ramon Olorunwa Abbas)를 북한 해커들의 돈세탁에 협조한 혐의로 기소했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전세계 은행과 기업에서 13억 달러(약 1조4300억원) 이상의 현금과 가상화폐를 가로챈 혐의로 북한 해커 전창혁(32), 김일(27), 박진혁(37)을 지난해 말 기소했다.



그들의 돈세탁을 도운 나이지리아인 압바스는 인스타그램에서 '허쉬퍼피'(Hushpuppi)라는 아이디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고급 승용차나 전용기 탑승 사진 등으로 화제를 모아 팔로워 250만명을 모은 SNS 인플루언서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해커들은 2019년 2월 몰타은행에서 사이버 범죄로 가로챈 돈을 압바스의 네트워크를 통해 세탁했다. 압바스는 돈세탁을 돕기 위해 캐나다계 미국인 갈렙 알라우마리 등과 공모했다. 이들은 해커들이 파키스탄 이슬람은행과 인도은행의 자동인출기(ATM)를 해킹해 훔친 수백만 달러의 돈을 세탁하기 위한 조직을 운영했다.



아울러 압바스는 2019년 10월 미국 로펌 법률 대리인을 속여 92만3000달러(약 10억원)를 가로챈 범죄에도 가담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한 축구팀에서 1억2500만달러(약 1375억원)를 훔치기 위해 음모를 꾸민 혐의도 받는다.

압바스는 지난해 7월 기업 이메일 해킹 시도와 각종 사기로 조성된 수억달러의 자금 세탁 혐의로 두바이에서 미국으로 송환된 상태다.


그는 기업의 이메일 계정을 해킹해 기업 간 송금이 이뤄지기 전 계좌번호를 교묘히 바꾸는 수법 등을 이용하려 했다.

한편, 지난해 말 미국 법무부가 기소한 북한 해커 3명은 북한 정찰총국 소속으로 전세계 은행과 기업에서 13억 달러 이상의 현금과 가상화폐를 빼돌리거나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공소장에 따르면 북한 정찰총국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베트남, 방글라데시, 대만, 멕시코, 몰타 등의 은행 내부 시스템에 접근해 자신들이 통제 가능한 제3국 계좌로 거액의 외화를 송금하도록 만들었다.

최근 북한 해커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기술 확보를 위한 해킹에까지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16일 북한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원천기술을 해킹을 통해 얻으려 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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