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리조트 큰 불…마이클잭슨·박세리 추억의 '티롤 호텔' 잿더미로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1.02.21 12:40
글자크기

투숙객과 직원 등 85명 대피…호텔 옥상의 화목난로 연통 과열로 화재 원인 추정

20일 오후 11시4분 전북 무주군 설천면 덕유산리조트 티롤호텔 옥상 목재 구조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5시간만인 21일 오전 3시55분 진화됐다.(전북소방본부 제공)2021.2.21/뉴스120일 오후 11시4분 전북 무주군 설천면 덕유산리조트 티롤호텔 옥상 목재 구조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5시간만인 21일 오전 3시55분 진화됐다.(전북소방본부 제공)2021.2.21/뉴스1


무주 덕유산리조트 내 티롤호텔에서 발생한 불이 5시간 만에 진화됐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마이클잭슨·박세리가 투숙했던 티롤호텔의 객실 다수가 불탔다.

21일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일 오후 11시 4분 경 전북 무주군 설천면 덕유산리조트 티롤호텔 옥상 목재 구조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다수의 객실을 태운 뒤 5시간 만에 진화됐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화재가 발생하자 투숙객 83명과 직원들이 대피했고 일부 투숙객들은 소방에 구조됐다.



이번 화재로 불탄 티롤호텔 스위트룸은 마이클잭슨과 박세리 등 유명인사가 투숙했던 곳이다.

마이클 잭슨은 1997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 초청으로 11월18일 헬기편으로 티롤호텔에 도착해 5층 전체를 예약해 501호에서 2박3일간 머물렀다.



그는 501호 객실 침대 옆 나무 협탁에 볼펜 철심으로 영문 낙서를 남겼다. '우리 아이들을 사랑하고 구해주세요. 한국은 '신', 무주는 사랑. 영원한 사랑을 담아'(LOVE and SAVE OUR CHILDREN. KOREA IS GOD AND MUJU IS LOVE. LOVE always)라고 남겼다.

골프스타 박세리도 2001년 504호에 숙박했다. 그는 스키를 즐기러 왔다가 어깨를 다쳐 탈골 부상으로 이곳에 머물면서 사진과 사인을 남겼다.

스위트룸인 501호 504호는 방 구조가 침실 1개와 간단한 조리를 할 수 있는 거실 1개뿐이지만 1일 숙박료가 100만원이 넘는 곳이다.


화재 발생 당시 현장에 도착한 소방 측은 화재 규모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작업을 벌였다. 불이 난 호텔 옥상이 목조 구조물인 데다 바람이 강한 탓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길이 잡히지 않자 소방당국은 오전 1시 20분쯤 대응 2단계로 상향해 인근의 소방인력을 지원받았다. 펌프차와 살수차 등 장비 48대와 소방대원과 경찰 등 206명을 화재현장에 투입했다.

불은 호텔 다수의 객실 등을 태우고 3시55분 완진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목난로 및 연통과열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는 한편 정확한 피해규모와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