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타이어도 '車 반도체 공급쇼크'…도미노 셧다운 재현되나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21.02.22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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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車 반도체 대란의 이면-③

편집자주 공급 부족에 미국 텍사스 한파 등 돌발 변수까지 등장하면서 차량용 반도체난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고 있다. 자동차 생산 차질이 확산될 경우 완성차 업체는 물론 자동차 생산을 떠받치고 있는 전후방 업체들까지 영향권에 들게 된다. 자동차 반도체 공급 부족이 발생한 배경과 현황, 자동차 및 반도체 기업들의 대응 전략 등을 점검하고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진단한다.

철강·타이어도 '車 반도체 공급쇼크'…도미노 셧다운 재현되나


차량용 반도체 공급 쇼크가 글로벌 완성차업계를 강타하면서 관련 산업을 전후방으로 받치고 있는 부품업체는 물론 철강·타이어업체까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코로나19' 충격파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경영난·노조 리스크 등 줄줄이 악재가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 격이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체 중에선 미국 GM 본사와 글로벌 부품 공급망을 공유하고 있는 한국GM이 반도체 쇼크의 첫 희생양이 됐다. 지난 8일부터 인천 부평2공장의 가동률을 50% 수준으로 낮춰 운영 중이다.



앞서 GM도 미국 캔자스주 페어팩스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잉거솔, 멕시코 산루이스 포토시 등에서 셧다운(가동중지)에 들어갔다. 감산 규모는 1만대 수준이다.

한국GM 부평2공장의 경우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트랙스와 중형 세단 말리부를 생산하고 있어 관련 부품사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장기화될수록 협력사들이 버티기 어렵기 때문에 반도체 수급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부품사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등을 통해 정부에 현 상황을 전달하고 대응책 마련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가 반도체 부품대란을 겪고 있는 GM 등 자국 완성차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해외 주재 미국 대사관들이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 TSMC 본사가 있는 대만 등 반도체를 생산하는 주요 해외 국가와 기업들이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토록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 인천 부평공장/사진=(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한국GM 인천 부평공장/사진=(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대책으로 검토되고 있는 물량 증산이나 국산화 등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게 아니다"면서 "자동차산업 전체 문제로 접근하는 정부의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 미국도 그런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3개월 정도의 재고 확보로 당장은 문제가 없는 현대차 (250,000원 0.00%)·기아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장기화되면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을 보고 있다. 특히 유동성 위기와 경영난으로 생존경영에 돌입한 쌍용차 (6,000원 0.00%)나 르노삼성차 입장에선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판매 부진으로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공급 부족이 현실화할 경우 부품사들의 도미노 셧다운은 예정된 수순인 셈이다. 부품업계에선 지난해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배선뭉치)' 공급 부족 사태로 줄줄이 공장 문을 닫았던 악몽이 되살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후방 산업인 철강·타이어업계도 마찬가지다.

한 타이어업체 관계자는 "아직 큰 영향이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수급 상황이 호전되길 바라면서 혹시 닥칠 위기에 대비해 철저히 국내외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도 "자동차 생산이 지연되면 강판을 납품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사태 장기화로 전체 누적 생산량이 감소하면 전후방 산업도 타격이 커지고 자동차 가격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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