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체 중에선 미국 GM 본사와 글로벌 부품 공급망을 공유하고 있는 한국GM이 반도체 쇼크의 첫 희생양이 됐다. 지난 8일부터 인천 부평2공장의 가동률을 50% 수준으로 낮춰 운영 중이다.
한국GM 부평2공장의 경우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트랙스와 중형 세단 말리부를 생산하고 있어 관련 부품사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가 반도체 부품대란을 겪고 있는 GM 등 자국 완성차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해외 주재 미국 대사관들이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 TSMC 본사가 있는 대만 등 반도체를 생산하는 주요 해외 국가와 기업들이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토록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 인천 부평공장/사진=(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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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3개월 정도의 재고 확보로 당장은 문제가 없는 현대차 (250,000원 0.00%)·기아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장기화되면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을 보고 있다. 특히 유동성 위기와 경영난으로 생존경영에 돌입한 쌍용차 (6,000원 0.00%)나 르노삼성차 입장에선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판매 부진으로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공급 부족이 현실화할 경우 부품사들의 도미노 셧다운은 예정된 수순인 셈이다. 부품업계에선 지난해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배선뭉치)' 공급 부족 사태로 줄줄이 공장 문을 닫았던 악몽이 되살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후방 산업인 철강·타이어업계도 마찬가지다.
한 타이어업체 관계자는 "아직 큰 영향이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수급 상황이 호전되길 바라면서 혹시 닥칠 위기에 대비해 철저히 국내외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도 "자동차 생산이 지연되면 강판을 납품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사태 장기화로 전체 누적 생산량이 감소하면 전후방 산업도 타격이 커지고 자동차 가격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