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중동엔 석유가, 중국엔 희토류"…中, 희토류 카드 쓸 수 있나

뉴스1 제공 2021.02.17 14:34
의견 남기기

글자크기

中 압박 지속에 美, 자체 생산 등 대응책 마련 나서
美, 희토류 정련 기술 등 中에 못미쳐…中, 경쟁국 자극 우려도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미·중 패권 갈등이 격화되면서 중국이 대미(對美) 압박 카드로 F-35 등 미국 전략물자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자체 생산 및 동맹국과 연합 전선 형성 등에 나서고 있어 중국의 '희토류 압박' 카드가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 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희토류 17종의 생산 및 수출에 대한 규제 초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중 압박 정책을 이어가자 미국을 향한 일종의 경고성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은 글로벌 강국과 주요 갈등 고비마다 전략 물자인 희토류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10년 중국은 일본과 동중국해에서 댜오위다오(釣魚島·센카쿠)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과정에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끊어 버렸다.



중국산 희토류에 의존하던 일본은 결국 백기를 들고 희토류 분쟁 1차 전에서 승자는 중국이 됐다. 희토류의 전략적 가치가 증명된 셈이다.

◇희토류 분쟁 2차전 진행 중…미국 "내 갈 길 간다"

중국이 미국에 희토류 카드로 압박을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미국이 중국 기업인 화웨이에 제재를 가하자 중국 경제 사령탑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미중 무역 전쟁에서 희토류를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희토류가 다시 주목받은 바 있다.

중국은 지난해 5월 희토류를 포함한 미국 상품 79종에 대해 부과한 보복 관세를 1년간 면제하면서 희토류를 둘러싼 미중의 무역 전쟁은 일단 '보류' 상태가 됐다.

하지만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같이 중국에 대한 압박 기조가 이어지자 다시 희토류 카드를 꺼냈다.

문제는 미국과 일본은 희토류에 대한 대응법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2018년 기준 희토류 수입량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지만 1970년대까지는 전 세계 희토류 생산 1위 국가였다. 충분히 희토류를 생산할 역량을 갖추고 있던 셈이다.

이에 미국은 2010년 중·일 희토류 충돌과 2019년부터 이어진 중국의 희토류 압박 속에 자체 조달을 준비 중이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호주 희토류 생산 기업인 리나스에 3040만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리나스는 호주 서부 광산에서 생산된 희토류를 텍사스 공장에서 최종 가공할 예정이다.

텍사스 희토류 처리 시설이 가동되면 전 세계 희토류 수요의 4분의 1 가량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7월에는 폐기 전자제품을 재활용해 전기차 등에 쓰이는 희토류자석을 만드는 텍사스주 소재 '어번마이닝컴퍼니'에도 2900만달러를 지원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희토류 광산 마운틴 패스 역시 가공시설을 재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2002년 환경 오염을 이유로 세계 2위 희토류 광산 마운틴 패스를 폐쇄한 바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미국이 덴마크령인 그린란드 매입에 나섰던 것 역시 천연가스뿐 아니라 희토류가 풍부하게 매장돼 있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미국, 희토류 탈중국 가속화…당장 중국 떨쳐내기는 어려워

중국의 희토류 압박이 지속하면서 미국은 중국 의존도 낮추기에 나섰지만 당장 실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이 다시 희토류 생산에 나선다고 해도 당장 중국 수준의 생산량을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중국의 전략금속 통제는 무척 견고하고 중국의 국가 주도 모델과 경쟁하는 어려움도 무척 크기 때문에 일각에선 상대적으로 안전한 미국의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봉황망 등 중국 언론은 "미국은 호주 캐나다 등 동맹국과 중국 외에 곳에서 희토류 생산에 나섰다"며 "하지만 서방 국가들은 장기간 희토류 생산에서 벗어나 있었고, 희토류의 가공 기술 등이 뒤처진다. 전세계에서 중국만이 유일하게 17종의 희토류 모두를 제련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희토류의 시장성이 부족에 따라 대규모 공급망 구축해야 해 엄청난 정부 보조금이 투입돼야 한다는 우려와 희토류 자체가 희귀하다기보다 정제 과정이 어렵고 비싸며, 이 과정에서 발암물질이나 방사성 폐기물 등이 나온다는 지적 등 있다.

다만 중국 내부에서도 '경쟁국들이 자체 생산 능력을 개발하도록 자극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어 중국은 실제 이행에는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희토류가 뭐길래…덩샤오핑 "중동엔 석유, 중국엔 희토류" 전략 가치 강조

중국 덩샤오핑은 1987년 내몽골에 있는 희토류 생산시설을 방문했을 때 "중동에서는 석유가 있고,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희토류는 17개 원소의 총칭으로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돼 있고, 건조한 공기에서도 잘 견디며 열을 잘 전도하는 특징이 있다.

희토류는 F-35와 같은 전략 물자 외에도 스마트폰, 전기차, 풍력터빈 등 첨단 제품의 핵심 원료이기도 하다.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 점유율은 세계 37% 수준이나 실질적 공급 비중은 90% 이상으로 추정된다. 매장돼 있는 곳이 한정돼 있고, 분리·정련하는 과정이 어려워 생산량이 많지 않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나의 의견 남기기 등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