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 아니라 바이오', CJ제일제당 1조 영업이익의 숨은 효자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1.02.0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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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고 아니라 바이오', CJ제일제당 1조 영업이익의 숨은 효자


CJ제일제당 (336,000원 ▲3,500 +1.05%)이 물류 자회사 CJ대한통운 실적을 제외하고서도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린 배경에 바이오사업의 선전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매출 24조2457억원, 영업이익 1조3596억원을 기록했다. CJ대한통운을 제외한 매출은 10.9% 늘어난 14조1637억원, 영업이익은 73% 늘어난 1조415억원이다.



이 중 바이오사업과 F&C(Feed&Care, 사료·축산) 부문 매출은 5조1950억원, 영업이익은 53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면에서는 37%, 영업이익면에선 51%를 차지할 만큼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국내에선 '햇반', '비비고' 등 식품 브랜드로 익숙한 CJ제일제당이지만 해외에선 바이오기업으로 더 이름이 알려져있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발효와 정제기술을 갖췄다는 평가다.

바이오사업의 주력제품인 아미노산은 적은 양의 사료로 영양섭취가 가능하고 가축의 배설물을 줄이는 효과도 있는 등 가축 생산성 향상으로 각광을 받는 분야다. 일례로 CJ제일제당이 글로벌 1위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은 공장형 축사에서 자라 스트레스를 받는 동물에 효과적이고, 발린은 어미 돼지의 유선발달에 도움이 된다.



바이오사업 매출의 상당수는 해외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해외거래처와 수출 비중은 88.1%다. 인도네시아, 중국, 브라질, 미국, 말레이시아 내 현지 공장에서 제품 생산 후 거점에서 가까운 지역으로 수출하는 구조다. 이밖에 국내 기업간 거래가 10.5%, 대리점 거래가 1.4%로 소비자와 접점이 거의 없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 전망은 식품사업부분과 더불어 호조세가 예상된다. 중국 양돈 사육두수가 회복됐고 외식 수요개선으로 사료·식품첨가제 판매 증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베트남 양돈 공급확대와 중국 사료판매 증가도 긍정적 요소다.

곡물 사료와 구분되는 화이트 바이오(White Bio)도 CJ제일제당에 기대되는 바이오사업분야다. 옥수수·콩·사탕수수 등 재생가능 생물자원을 원료로 산업용 소재나 바이오연료로 생산하는 산업이다. 특히 바닷물에서 100% 생분해되는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PHA'를 개발해 기대감이 크다. PHA 소재를 만드는 기업은 CJ제일제당을 포함해 전세계 3곳 뿐이다.


이정은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돼지 사육두수 회복세로 사료첨가제 판매량과 판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바이오부문 호실적은 연내 지속될 전망"이라며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은 5년 내 3배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어서 화이트 바이오(White Bio) 신사업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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