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큐브는 어떤 회사냐'…김범수 두 자녀 취직에 불붙은 논란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2021.0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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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케이큐브 취업에 승계 논란...개인회사 취업인데 무조건 색안경은 온당치 않다는 의견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카카오의 지주회사로 평가받는 '케이큐브홀딩스'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두 자녀가 '케이큐브홀딩스'에 근무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최근 김 의장이 두 자녀에게 주식을 일부 증여한 것과 맞물리면서 승계 준비설부터 케이큐브홀딩스가 절세 목적의 페이퍼컴퍼니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나온다. 반면 카카오 본사도 아닌 김 의장 개인 투자회사에 자녀가 취업했고 재산을 일부 물려줬다해서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의견도 맞선다.

주식 증여·케이큐브홀딩스 근무는 승계수순 VS 개인회사에 근무하는게 승계?
26일 카카오에 따르면 김 의장의 아들 상빈씨와 딸 예빈씨는 케이큐브홀딩스에서 약 1년전부터 근무중이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범수 의장이 100% 소유한 개인회사다. 2019년말 기준 카카오 지분 11.26%를 보유, 김 의장(13.74%)에 이은 2대주주다. 김 의장은 지난 19일 아내와 자녀 등 친인척에서 주식 33만주(당일 종가 44만원기준, 1452억원)를 증여했다. 두 자녀는 각각 6만주 264억원씩 받았다. 이같은 배경을 두고 일각에선 자녀들의 회사 승계를 염두에 둔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자녀들을 카카오 지배구조의 핵심 축인 비상장 회사에 합류시킨 것과 주식을 증여한 점이 승계와 연관된다는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다소 온도차가 있다. 코로나 이후 젊은이들이 취업난에 허덕이며 좌절하는 가운데 김 의장 자녀들의 행보는 '아빠찬스'를 쓴 것과 같다는 비판이다. 안그래도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자녀들을 부친의 막대한 자산을 관리하는 회사에 소리소문없이 취업시킨 것은 뭔가 감추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의장이 굴지의 자산가이고 자녀들이 혜택을 본 것은 맞지만 카카오나 계열사가 아닌 김 의장 개인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을 마치 대기업의 그룹승계와 같은 잣대로 보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김 의장의 경우 그동안 스타트업인 카카오를 창업해 굴지의 대기업으로 키웠고 이미 사업 초기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했다. 현재 본인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승계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케이큐브홀딩스는 김범수 의장 개인 회사로, 카카오의 자회사나 종속회사는 아니다"라며 "승계와도 무관한 걸로 안다"고 선을 그었다.

배당수익 절세 위해 설립? 카카오톡이전 투자목적 회사 해명
케이큐브홀딩스가 베일에 쌓여있어 의혹을 키운 측면도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를 보면 2019년 기준 임직원은 5명. 경영컨설팅 및 투자가 주업이다. 김 의장의 동생인 김화영씨가 대표를 맡아오다 이달초 김탁영씨로 바뀌었다. 김 의장과 부인인 형미선씨가 기타 상무이사로 있다. 자녀 2명을 포함하면 7명이 된다. 결국 가족 모두가 회사 임직원인, 가족 회사이자 자산관리 회사이다. 컨설팅 업무도 있지만 케이큐브홀딩스의 대부분 매출은 투자회사 배당 수입에서 나온다. 이 때문에 케이큐브홀딩스가 절세 목적으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도 나온다. 김 의장이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배당에 붙은 세금을 줄이는 편법을 노렸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케이큐브홀딩스 설명에 따르면, 편법 논란은 과도해 보인다. 회사 설립시점이 카카오 전신인 아이위랩과 비슷해 절세목적으로 설립했다는 주장은 성립하기 어렵다. 아울러 과거 다음 카카오 합병초기 수차례 특별세무조사를 받았던 만큼 이를 놔뒀을 리 없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 김의장 보유한 건물에 케이큐브홀딩스가 1억원대 임차료를 지급한 사실을 공시하지 않았다는 지적역시 금감원 공시에 드러난 만큼 사실과 다르다.

케이큐브홀딩스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사업화 되기도 전에 만들어진 투자사인 만큼 애초 탈세나 절세를 노렸다는 주장은 지나치다"며 "케이큐브홀딩스는 철저히 투자를 위한 회사일 뿐인데 김 의장 개인회사라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배당 수입은 대부분 카카오나 카카오 계열사가 아닌 직접 투자한 다른 회사들로부터 수령했다"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한 IT 업계관계자는 "혁신기업가이자 그동안 사회적기여를 강조하며 135억원 가량을 기부해온 김 의장의 이미지와 이번 논란은 거리가 있게 느껴질 수 있다"면서 "카카오가 비대면 시대 급성장한 기업이자 국민 서비스라는 점에서 세심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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