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문학' 불리던 웹소설…K콘텐츠 'A급 시장' 되다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21.01.2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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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영화 등 확장성 확인…최근 5년간 연평균 50% 성장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네이버웹툰 '전지적 독자 시점'/사진제공=네이버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네이버웹툰 '전지적 독자 시점'/사진제공=네이버


‘B급문학’으로 인식되던 웹소설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기업들이 가세하면서 연평균 50%에 육박하는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어간다. 게임·영화·드라마로 이어지는 문화적 확장성과 상업성을 인정받으면서 웹소설은 ‘K콘텐츠’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26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웹소설 시장은 △2016년 1800억원 △2018년 4000억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엔 6000억원 규모로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5년간 연평균 46% 이상 성장한 셈이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에서 유통되던 웹소설은 2013년 네이버에서 웹소설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시장 전반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웹소설은 유료시장이 잘 조성된 콘텐츠 시장으로 국내에선 10여개 플랫폼을 중심으로 보급된다. 특히 온라인 콘텐츠 소비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는 웹소설의 과금방식에 거부감이 적다. 네이버시리즈 웹소설 인기작 ‘전지적 독자시점’의 경우 연재 한 달 만에 매출 16억원을 달성했다. 올 1월 현재 누적 조회수 2억회, 매출은 200억원에 달한다.



웹소설의 상업적 가치가 주목받은 것은 웹툰·영화·드라마·게임 등의 확장 가능성이 확인되면서다. 네이버·카카오는 문화산업의 원천 IP(지식재산권)인 웹소설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활발히 M&A(인수·합병)에 나선다.

네이버는 지난 20일 공시를 통해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코퍼레이션’(이하 왓패드) 지분 100%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수가는 6억달러로 네이버로선 미래에셋대우, CJ그룹과 자사주를 교환한 데 이은 최대규모의 투자다.

왓패드는 2006년 캐나다에서 출시된 소셜 스토리텔링 플랫폼으로 기성 작가나 아마추어 작가들이 자유롭게 글을 올려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지난해말 기준 10억개에 가까운 스토리가 올라와 있고 월간 MAU(활성이용자수)는 9000만명에 달한다.


네이버 측은 “‘재혼황후’ ‘전지적 독자시점’ 등을 통해 웹소설 기반 웹툰화의 성공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며 “왓패드 IP를 기반으로 10~20대에게 인기를 끈 콘텐츠를 웹툰으로 발굴하고 원천 콘텐츠를 다양하게 영상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페이지도 지난해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지분 12.46%(1378만7759주)를 322억원에 취득했다. 투자규모는 자기자본 3382억원 대비 9.53%에 달한다. 래디쉬는 2016년 설립된 영미권 기반 모바일 특화 웹소설 콘텐츠 플랫폼으로 카카오페이지 투자분을 합쳐 지난 7월 760억원을 유치했다.



업계에선 넷플릭스, 네이버, 카카오 등 대기업이 대규모 콘텐츠 투자에 나서면서 당분간 웹소설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지는 것은 물론 관련 스타트업들의 몸값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IT(정보기술)업계 관계자는 “웹소설은 다른 콘텐츠에 비해 투자비용이 적지만 웹툰·웹드라마 등 확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IP”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모바일기기의 활용성이 맞물리며 잠재적 이용자층이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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